이순자 여사가 12일 이희호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12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여사는 이날 오전 9시52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 빈소를 찾았다. 국화를 한 송이 들고 이희호 여사의 영정에 헌화하고 조문한 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다른 유족들과는 악수를 하며 인사했다. 빈소를 지키던 동교동계 출신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과도 인사했다. 설 최고위원은 이 여사에게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이 여사는 1분 정도 조문을 마치고 자리를 떴다.

김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이 신군부를 이끌던 1980년대 초 '내란음모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1998년 대통령 취임 이후 전 전 대통령 측에 대한 정치보복을 하지 않았다. 이 여사는 자서전에서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우리가 제일 편안하게 살았던 것 같다. 매 분기 전직 대통령을 청와대로 불러주셨다"며 "얘기를 전할 수 있는 언로를 터 주시고, 우리 집 양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이순자 여사가 12일 이희호 여사의 빈소를 조문한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오른쪽 두 번째) 전 의원, 삼남 김홍걸(오른쪽 첫 번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이희호 여사도 김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전 전 대통령 내외 생일, 명절 때 거의 빠짐없이 축하난을 보냈다고 한다. 전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순자 여사도 답례로 김 전 대통령 내외 생신, 명절 때 난을 보내며 교유를 이어왔다"며 "이 여사가 평소 고인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고 이날 빈소를 찾은 것도 이런 차원일 것"이라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전날 이희호 여사의 빈소에 근조화환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