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아동 학대 관련 범죄로 벌금 5만원의 가벼운 형을 선고받아도 아동 관련 기관에 일률적으로 10년간 취업할 수 없었다. 하지만 12일부터는 법원이 형량의 경중(輕重)에 따라 다르게 취업 제한 기간을 정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새 아동학대 관련 범죄전력자 취업제한제도를 12일부터 시행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기존의 아동복지법이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고 지나치게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법이 개정되면서 시행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아동복지법 29조 3은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벌금 5만원 이상 형을 선고·확정받을 경우 어떤 예외도 없이 10년간 관련 취업을 금지하고 있었다. 취업이 제한된 아동 관련 기관은 유치원·어린이집, 학교·학원, 체육시설, 아동·장애인복지시설, 의료기관, 정신보건센터 등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앞으로 법원은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 범죄 경중을 따져 취업 금지 기간을 다르게 선고해야 한다. 또 취업금지 기간은 최대 10년을 넘을 수 없도록 했다.
징역이나 금고, 치료감호형을 3년 이상 받았을 때는 형 또는 치료감호가 끝나고 5년간 취업할 수 없고, 3년 미만은 3년, 벌금형은 선고 확정 날부터 1년간 취업을 금지한다. 과거에 아동학대 관련 범죄를 저질렀어도 법원 선고가 개정법 시행 이후라면 역시 법원이 사건 판결과 함께 취업금지 기간을 정한다. 법 개정 전에 아동학대 관련 범죄로 판결이 확정된 사람의 취업제한기간도 개정법 부칙에 따라 1∼5년으로 다르게 적용된다.
앞서 지난 2015년 서울 한 초등학교 근무 중이었던 40대 A교사는 학생 지도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다는 이유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고, 2017년 1월 학교를 떠난 뒤 10년간 취업이 금지됐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A교사를 대표로 아동복지법 29조 3이 지나치게 직업 선택을 제한한다는 취지로 2017년 4월 헌법 소원을 냈다. 같은 해 6월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해당 조항이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법 개정에 따라 벌금형을 받았던 A교사는 재취업이 가능해졌다. 2017년 1월부터 1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동학대 관련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취업금지 제도가 변경됨에 따라 제도가 혼란없이 잘 시행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에 철저히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