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한 보좌진이 골프, 술집 방문, 관광을 즐긴 것이 공개되면서 이들이 공무보다는 '화려한 휴가'를 보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사실은 보좌진이 자신들의 순방 중 모습을 담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공개됐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8일(현지 시각) "대통령 해외 순방 동행은 빡빡한 일정 탓에 피로할 수 있지만 이들의 일정은 '휴가'에 가까워 보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7일 영국·아일랜드·프랑스 등을 방문했다.

호건 기들리 백악관 공보수석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지난 7일 2장의 사진과 1개의 영상이 올라왔다. 아일랜드 둔버그의 트럼프 소유 골프장과 호텔에서 찍은 것들이었다. 영상에는 기들리가 샷을 날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매들린 웨스터하우트 대통령 특별보좌관 및 집무실(오벌 오피스) 운영 책임자도 같은 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아일랜드의 한 술집에서 손님들에게 환대를 받고 있는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는 이 영상에 '가장 귀여운 아일랜드 술집에서 세라의 팬들과 함께!'라는 문구를 붙였다.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의 성인 자녀 네 명인 도널드 주니어, 이방카, 에릭, 티파니와 맏사위 쿠슈너, 둘째 며느리 라라는 지난 3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런던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해 '인증 샷'을 찍는 등 왕실 나들이를 한 것처럼 행동해 비판을 받았다. 특히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은 아일랜드 둔버그에서 5일 하루에만 선술집 다섯 곳을 순회하며 생맥주를 들이부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들이 올린 영상에는 '내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트럼프의 골프장을 광고하는 것이냐' '뼛속까지 부패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미 상원에서 21년간 의원들의 보좌관으로 일한 짐 맨리는 폴리티코에 "의회에서 한 직원이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내세우려 한다면 관리자는 당장 그런 짓을 때려치우라고 말할 것"이라며 "민주당·공화당 모두 이 원칙을 잘 지키지만 백악관 보좌진은 모든 규범을 박살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