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현준(51·사진) 효성그룹 회장에게 검찰이 징역 4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강성수) 심리로 열린 조 회장의 횡령 등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은 조 회장 개인의 이익만을 중심으로 회사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관련 회사들에게 피해를 준 사건"이라며 이 같이 구형했다. 다만 검찰은 "가장 큰 피해를 본 회사가 실질적인 1인 회사인 점을 고려했다"고 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3년 7월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개인회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상장이 무산된 후 투자지분 재매수 부담을 안게 되자, 대금 마련을 위해 이 회사로부터 자신의 주식 가치를 11배 부풀려 환급받아 17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지난해 1월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008년~2009년 개인 자금으로 구매한 미술품 38점을 효성 ‘아트펀드'에서 비싸게 사들이도록 해 12억원의 차익을 얻은 혐의도 받는다.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는 조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인대회 출신 영화배우, 드라마 단역배우 등을 거짓 채용해 약 3억7000만원의 급여를 허위로 지급했다는 혐의도 있다.

조 회장의 횡령·배임 의혹 사건은 그의 동생 조현문(50) 전 효성 부사장이 형을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이른바 ‘효성가(家) 형제의 난’으로 불렸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3년 형인 조 회장이 경영을 잘못하고 있어 바로잡아야 한다고 문제 제기를 했지만, 아버지 조석래(84) 효성 명예회장이 조 회장을 두둔하자 회사에 사표를 냈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의 효성 지분을 가족이 아닌 제3자에게 매각했고, 2014년부터는 형인 조 회장을 상대로 수십 건의 고발을 이어갔다.

조 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이 사건은 조 전 부사장이라는 한 개인의 경영권 욕심으로 이뤄진 무리한 고발에서 이뤄졌다"며 "출발 자체에 근거가 없고 동기에 불순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이 조 회장, 조 전 부사장, 조현상 사장 등 3형제에게 효성 계열사를 분담시켰는데, 조 전 부사장이 회사를 장악하기 위해 고발을 했다는 것이다.

조 회장 측은 횡령 혐의에 대해선 일부 인정하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큰 배임 등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효성 관계자는 "미인대회 출신 영화배우를 거짓 채용했다는 의혹 등은 조 전 부사장 측 주장일 뿐"이라며 "당시 행사 취지에 맞게 절차대로 적절하게 채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