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7일(현지 시각) 대(對)멕시코 관세 부과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자 멕시코도 협상 타결을 환영하며 대국민 축하 자리까지 마련했다. 미국과 멕시코의 불법 이민자 협상이 타결되면서 멕시코는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이민자(캐러밴) 유입을 막기 위해 남부 과테말라 국경에 국가방위군을 배치하는 등 국경 경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의 협상 타결 이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모든 멕시코인이 지지해준 덕분에 미국으로 수출되는 멕시코 제품을 상대로 한 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멕시코와의 관세 협상 타결을 알렸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이 2019년 6월 7일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마치고 워싱턴DC의 미 국무부 청사를 떠나면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국이 멕시코와 합의안에 서명했다는 것을 알리게 돼 기쁘다”며 “이에 따라 월요일(10일) 부과할 예정이었던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는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과 국경이 접한 티후아나 지역에서 오는 8일 열 예정이었던 ‘국민 대단결 집회’에서 협상 타결을 축하하자고 독려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한 데 대해 자축하는 것이다. 원래 티후아나 집회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앞서 내부적으로 국민적 결속을 다지기 위해 조직됐다. 협상 타결 후 축하 자리로 전환했다.

멕시코 협상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은 협상을 마치고 미 국무부를 떠나면서 "미국이 협상 초기에 극단적인 제안과 조치를 내놨기 때문에 협정이 공정한 균형을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는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이민자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오는 10일부터 남부 과테말라 국경에 국가방위군 배치를 시작한다. 멕시코가 스스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장벽 역할을 하는 셈이다. 멕시코는 미국과 협상을 벌이면서 오는 9월까지 남부 과테말라 국경 지역에 군인 6000명을 배치해 국경 경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과 협상이 타결되면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의 인준 절차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다. 헤수스 세아데 북미 담당 외무 차관은 미국·멕시코 협상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USMCA 인준 절차가 어느 때보다 공고해지고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3국은 현재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는 USMCA의 의회 비준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멕시코를 통한 남미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멕시코산 모든 제품에 5%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선언했었다. 그래도 불법 이민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오는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세율을 25%로 인상하겠다고도 경고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미 대통령과 미 국무부는 이날 멕시코와의 불법 이민 관련 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오는 10일로 예정됐던 멕시코 관세 부과 방침을 무기한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