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특보 "6월 남북정상회담은 선택 아닌 당위"
트럼프 방한 계기 '남북➝미·북 또는 남·북·미' 연쇄 정상회담 추진說
윤도한 소통수석 "6월 남북정상회담은 사실 아니다...'조심스럽게 긍정적'은 총론적 답변"

청와대가 7일 이달내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가 몇시간만에 스스로 부인해 국가적 주요 외교안보현안에 대해 갈피를 못잡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달 말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4차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시점이라고 한 지 한 달 쯤 됐다.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우리가 북한과의 접촉은 계속 시도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대화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제 생각에는 조심스럽게 낙관적(cautiously optimistic)으로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도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6월 원포인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선택이 아닌 당위의 문제"라며 "시간이 없다"고 했다. 문 특보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돌파구가 보이면 재빨리 미국과 협력해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곧장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만날 수 있고, 남북미 회담까지 성사된다면 금상첨화"라고도 했다.

언론들은 두 사람의 발언을 종합해 일제히 남북 간에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물밑 조율이 이뤄지고 있고 이달 내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는 방향으로 보도했다.

그러나 고위관계자의 발언이 나오고 난 지 몇시간 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한 서면브리핑을 통해 "6월 남북정상회담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윤 수석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노력은 계속 진행 중이고, 조심스럽게 긍정적이라는 말은 전반적인 상황에 대한 총론적 답변"이라며 "6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답변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말을 청와대 수석이 부인하고 나선 셈이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정부가 북한 아동과 임산부에 대한 영양 및 의료 지원 사업을 위해 세계식량계획(WFP)과 유니세프에 8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한 것 외에 추가로 식량을 지원할 계획이 있는지를 묻자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가 영양제를 먹기 전후 사진을 비교해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