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수소 시내버스 개통식 참석…수소차량 세번째 시승
환경의날 기념식 참석해 축사…"환경개선 성과 체감하게 할 것"
文 "추경안에 미세먼지 예산 포함...국회 추경처리 협력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제24회 환경의날 기념식과 수소 시내버스 제막식 및 개통행사에 참석했다. 올해 들어서만 네번째 부산·경남(PK) 지역 공식 방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경수 경남지사도 만났다. 김 지사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1심 재판에서 징역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지난 4월 보석(保釋)으로 풀려났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다음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예상되는 PK 민심 잡기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4회 환경의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2022년까지 미세먼지 배출량을 2016년 대비 30% 이상 줄여낼 것"이라며 "깨끗한 공기는 국민의 권리"라고 했다. 환경의날 유공자들에게 포상도 수여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수소 시내버스 개통행사에 참석했다. 이어 수소버스를 시승하고 패키지형 도심 수소충전소를 방문해 실증사업에 참여한 기업인을 만나고 직접 격려했다.

문 대통령의 창원 방문은 지난 3월5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해군사관학교 제73기 사관생도 졸업 및 임관식이후 3개월만이다. 지난해 12월 창원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 보고회, 지난 1월 울산 수소 경제 관련 행사, 2월 부산 스마트시티 혁신전략 보고회와 지난해 성탄절과 올해 설 연휴를 계기로 부산 영도의 모친과 경남 양산 사저를 비공식 방문한 것까지 더하면 반년사이에 PK 지역을 7번 방문한 것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이 창원을 방문한 배경에 대해 "창원에는 국내 최초로 시내버스 노선에 수소 버스가 정식으로 투입되고, 그리고 정부 R&D 실증사업으로 패기지형 도심 수소충전소, 이게 처음으로 설치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김경수 경남지사도 만났다. 김 지사가 지난 4월 보석으로 풀려난 뒤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나란히 선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환경의날 기념식 행사장에 문 대통령과 함께 입장했고,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문 대통령 가까이서 자리를 지켰다. 문 대통령이 수소충전소 시찰을 마치고 차량에 오를 때 악수하며 인사말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와 한 자리에서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지자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야권에선 문 대통령과 김 지사의 이날 만남을 최근 여권이 드라이브를 거는 지역 민심 잡기와 연관지어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의 또다른 측근으로 꼽히는 양정철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은 최근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가 있는 12개 광역자치단체를 돌며 정책 연구 협약을 맺는 지방 순회에 나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4일부터 조를 짜 18개 부처 장관들과 릴레이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문 대통령이 내년 총선 격전지로 꼽히는 PK 지역을 찾아 김 지사와 한자리에 있는 모습을 보인 것은 정책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여권에서 '촛불혁명의 완성'이라고 부르는 총선 승리를 위해 여권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를 활용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환경의날 기념식 축사에서 야당을 향해 국회정상화에 나서라고 거듭 압박했다. 그는 "이번에 제출한 추경안에는 미세먼지 정책을 속도있게 추진하기 위한 미세먼지 예산이 포함되어 있다. 환경부를 비롯한 각 부처 61개 사업 총 1조4517억원 규모"라며 "이 자리를 빌려, 국회의 협력을 다시 한번 간곡히 당부한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수소 차량을 시승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당시 현지 도심을 운행 중인 수소 전기차 택시 '넥쏘'를 시승했고, 이에 앞서 그해 2월에는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같은 종류의 차를 시승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5일 경남 창원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환경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