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부경찰서는 현대중공업 주주총회장 진입 과정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노조 조합원들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 경위가 타박상을 입은 사실이 확인 돼 수사에 착수했다"며 "각종 기물 파손과 관련해서도 재물손괴 혐의 등으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현대중공업 주주총회날인 5월 31일 오전 울산시 동구 현대중 본사 정문 앞에서 노조원들이 앉아 법인분할 반대 시위를 하는 가운데 정문이 회사 버스로 막혀 있다.

경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 조합원들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20분쯤 울산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 후문에 있던 A 경위를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현대중공업 주총은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조합원들이 닷새째 회관을 점거하자 회사 측이 주총 장소를 울산대학교 체육관으로 변경했다. 이에 조합원들이 뒤늦게 체육관 진입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체육관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 기동대와 충돌을 빚었다.

그 사이 주총은 끝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노조원들이 체육관 외벽 합판을 부수고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갔다. 소화기 분말을 뿌리고 탁구대, 책상 등을 던지는 등 난동도 피웠다. 이 때 A 경위가 체육관 후문에서 노조원들에게 둘러싸여 폭행을 당한 것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폭행에 가담한 조합원들을 가려내고 소환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31일 오전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열린 울산대학교 체육관의 벽면이 파손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조원들이 복면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노조원들이 폭행을 하고 기물을 파손했는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며 "A 경위도 당시 경황이 없어 몇 명에게 맞았는지 등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 조사 후 채증자료를 분석해 폭행가담자와 울산대 기물을 파손한 노조원의 신원을 특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전날 노조의 강한 반발을 뚫고 회사 물적분할(법인 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조선 사업 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신설 사업 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