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는 것보다 자주 하는 일, 그것은 무언가를 마시는 일이다. 밥보다도 더 자주 입에 대는 음료를 사람들은 어떤 기준으로 고를까 궁금해진 이유다. 여러 번 물어보았지만 돌아오는 답은 대부분 "그냥"이었다. 조금 더 관심 있는 사람을 찾아 물으면 맛이나 가격, 성분을 언급했다. 그래도 여전히 중요한 게 빠졌다. 마실 것이 품은 '이야기'들이다.
'마시는 즐거움'(인물과 사상사)을 쓰면서 음료의 라벨과 성분표에는 적혀 있지 않은 역사를 전하고 싶었다. 책에 등장하는 친구들은 커피부터 맥주, 와인, 콜라까지 생각만으로도 맛을 상상할 수 있는 녀석들이다. 누구나 아는 맛이지만, 그 속에 숨은 이야기는 낯설고 흥미롭다.
커피는 이슬람 수도사들의 '밤샘 음료'였다. 그 때문에 16~17세기 유럽에서는 '사탄의 음료' 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얄궂게도 당시 교황인 클레멘트 8세가 커피의 맛에 반하고 말았다. 커피에 세례를 주어 '진정한 기독교의 음료'로 지정한다. 그럼에도 커피에 대한 불신은 계속됐다. 18세기 스웨덴에서는 사형수에게 독약 대신 커피를 마시게 한 적도 있다.
전쟁에서 총만큼 중요한 것도 음료였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미국은 100억 병의 코카콜라를 전선에 투입했다. 코카콜라는 미군에게는 향수(鄕愁)를 달래줬고, 반대편 군사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히틀러는 독일에서 철수한 코카콜라를 너무 그리워한 나머지 비슷한 음료를 만들게 했다. 바로 '환타'였다. 우리가 마시는 평범한 음료에도 여러 인물과 사연이 녹아있다.
음료 덕후(마니아)들 성지인 '마시즘'(masism.kr)에 연재된 글을 정리해 엮었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이 음료를 마시는 일상의 소소한 순간이 즐거운 이야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