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한국 시각) 폴란드 U-20 월드컵 남아공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한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으로 나오는 한국 선수들은 첫 승의 감격에 들떠 신이 난 모습이었다. 하지만 공격수 전세진(수원)의 표정은 유독 어두웠다. 다음 날 카토비체 훈련장에서 만난 전세진에게 이유를 묻자 "공격수로서 두 경기에서 골이 없다는 점에 스스로 불만이 있었던 것 같다"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두 경기 동안 한 골을 넣었다. 남아공전에 첫 골을 터뜨린 주인공은 수비수 김현우였다. 기대했던 공격진에선 아직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올 시즌 K리그 수원에서 활약 중인 전세진은 정정용호(號)에서 가장 믿을 만한 공격수다. 작년 10월 AFC(아시아축구연맹) U-19 챔피언십 6경기에서 5골을 터뜨리며 한국에 폴란드 월드컵행(行) 티켓을 안겼다. 전세진은 "(염)기훈이 형이나 (홍)철이 형 등 소속팀 선배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며 "평소보다 급해 보이고 힘도 더 들어가 보인다는 얘기를 해주셨다. 잘하고 싶어 그랬던 것 같은데 좀 더 냉정하고 차분하게 아르헨티나전에 임하려 한다"고 했다.
1일 오전 3시 30분 티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F조 조별리그 3차전 아르헨티나전에선 공격진이 분발해야 한다. 현재 1승1패(승점 3)로 조 2위인 한국은 아르헨티나와 비기면 승점 4를 확보해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회는 조 1·2위는 물론 조 3위 6개 팀 중 상위 4개 팀도 16강에 올라간다.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한 골도 허용하지 않으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되겠지만, 이번 대회 두 경기에서 7골을 터뜨린 아르헨티나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감안하면 무실점 방어가 쉽지 않다. 최소한 무승부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정정용호도 득점이 필요하다.
조영욱(서울) 역시 골이 간절한 공격수다. 이번 대표팀 중 유일하게 2회 연속 출전인 그는 남아공전에서 몇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2년 전 좋은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2017년 한국에서 열린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 풀타임으로 뛴 그는 당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좋은 활약을 펼치며 2대1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 성인 월드컵에선 1986년과 2010년 아르헨티나를 두 차례 만나 모두 패했지만, U-20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1991년(당시는 남북 단일팀)과 2017년, 두 번 다 이겼다.
193㎝ 장신으로 헤딩에 능한 오세훈(아산)과 100m 11초대의 스피드를 자랑하는 엄원상(광주) 등 개성이 분명한 공격수들도 아르헨티나전 득점을 노린다. 정정용 감독은 "경우의 수를 따지기보다는 90분 동안 최선을 다해 신나게 뛰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아시아 국가 중엔 일본이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은 30일 이탈리아와 벌인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0대0으로 비기며 조 2위(1승2무)로 16강에 올랐다. 만약 한국이 F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친다면 일본과 16강전을 벌이게 된다.
A조에선 세네갈(2승1무)과 콜롬비아(2승1패), B조에서는 이탈리아(2승1무)와 일본이 각각 조 1·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