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이 '강원도 산불 피해 후속 조치 대책 회의'를 열기로 했는데 참석하기로 했던 정부 부처 차관, 한국전력 담당자 등 전원이 불참했다. 전날까지 참석하겠다고 했던 국토교통부·기획재정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여섯 부처 차관들은 실·국장 등 대리 참석자도 보내지 않았다. 한전 부사장은 회의 5분 전에 "불참이 결정됐다"고 한 뒤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한국당은 이들의 명패가 놓인 자리를 비워둔 채 회의를 진행해야 했다.
다른 일도 아니고 강원도 산불 피해 후속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달 대형 산불 피해를 본 강원도 고성군과 속초·강릉·동해시 등에서는 이재민 1200여 명이 발생했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임시 대피소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한국당은 정부에서 피해 복구 상황을 듣고 이재민들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런 일이라면 정부가 먼저 야당을 찾아가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과거에도 국가적 재난이나 정책 현안이 생기면 정부는 야당도 빼놓지 않고 찾아가 설명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부가 한 명도 나가지 못하게 막았다. 공무원은 대통령의 종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아마도 청와대와 민주당이 이들에게 회의 불참을 지시했을 것이다. 청와대로선 장외투쟁 하는 한국당이 정부 차관들과 국회에서 회의하는 모습이 못마땅했을 수 있다. 정치적으로 갈등하더라도 영원한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풀리게 돼 있다. 서로 싸우더라도 어느 정도 공간은 열려 있어야 한다. 산불 대책 회의 참석조차 막는 모습을 보면 그 옹졸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