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유예기간이 지난 뒤 2년간 변호사가 될 수 없도록 규정한 변호사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30일 변호사 A씨가 변호사법 5조 2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변호사의 결격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A씨는 변호사가 아닌 사람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개인회생 등 비송사건에 관한 법률사무를 취급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법원은 2017년 5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고, A씨의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되며 같은해 12월 이 판결이 확정됐다. 이에 A씨는 변호사법 해당 조항이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를 결격사유로 정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하는 변호사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범죄의 모든 정황을 고려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했다면 그 사실만으로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해당 변호사 뿐만 아니라 변호사 단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에 충분한 기간을 형법과는 별도의 기준으로 설정할 수 있고, 집행유예 기간에 2년을 더한 기간 동안 변호사 활동을 금지하는 것이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특정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만 의료인이 될 수 없도록 규정하는 의료법과 비교해보면 변호사법은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주장도 폈다. 이에 대해 헌재는 "의사, 약사, 관세사와 달리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해 직무의 공공성이 강조된다"며 "독점적 지위가 법률사무 전반에 미치므로, 변호사 결격사유가 되는 범죄의 종류를 직무 관련 범죄로 제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의적 차별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헌재는 앞서 2009년 10월과 2016년 6월 등에도 변호사 결격사유를 정한 변호사법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