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희영 티앤씨(T&C)재단 이사장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함께 등장한 가운데 최 회장이 불륜 사실과 혼외자식을 고백했던 4년 전 편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 회장은 2015년 12월 말 세계일보에 A4 3장 분량의 편지를 보냈다. 최 회장은 당시 편지에서 "자연인 최태원이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고 한다"며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 밸류 커넥트 2019’에서 티앤씨재단 발표 내용을 듣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 회장은 당시 편지에서 김 이사장의 존재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당시 "노소영 관장과 성격차이 때문에 십 년이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며 "오랜 시간 별거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 서로 공감하고 이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던 중에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며 "그분과 함께하는 삶을 꿈꾸게 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세무조사와 검찰수사 등 급박하게 돌아가는 회사 일들과 저희 부부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여러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고려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법적인 끝맺음이 차일피일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년 전 여름, 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고, 노 관장도 이를 알고 있지만 숨겼다"고 고백했다. 이어 "평소 동료에게 강조하던 가치 중 하나가 '솔직'인데, 그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러웠다. 결자해지하려고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또 "노 관장과의 관계를 잘 마무리하려고 한다. 노 관장과 이제는 장성한 아이들이 받았을 상처를 보듬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할 생각"이라며 "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아이와 아이 엄마를 책임지려고 한다. 두 가정을 동시에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옳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제 불찰이 세상에 알려질까 노심초사하던 마음들을 빨리 정리하고, 모든 에너지를 고객, 직원, 주주, 협력업체들과 한국 경제를 위해 온전히 쓰고자 합니다"며 "제 가정 일 때문에, 수많은 행복한 가정이 모인 회사에 폐를 끼치지 않게 할 것"이라고 적었다.

편지가 공개된 뒤 노 관장은 국내 일간지에 "모든 것이 내가 부족해서 비롯됐다. 가장 큰 피해자는 내 남편이었다"며 "이혼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한편 최태원 회장은 지난 28일 동거인으로 알려진 김희영 이사장과 서울 광진구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 커넥트 2019에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은 모습이 연출되지는 않았지만 행사장에 함께 있었다.

그는 참석자들과의 대담에서 "지독한 기업인이었던 자신과 정반대의 사람을 만나 공감능력을 배웠고,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보이게 됐다"며 김 이사장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사회적 가치에 빠진 계기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내 가슴은 텅 빈 것 같았는데, 그때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불륜을 미화하지 말아달라", "뻔뻔하다"며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존중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