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미소년들도 언젠가는 아저씨가 된다. 2000년 감미로운 팝 발라드 '마이 러브(My Love)'로 전 세계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아일랜드의 보이 그룹 웨스트라이프(Westlife)도 마찬가지다. 19년 전 이 곡은 전 세계 차트는 물론 가요 일색의 한국 노래방 인기 순위에서도 팝으로는 이례적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잔잔하고 편하게 따라 부를 수 있는 팝 발라드 특유의 멜로디 덕분이었다. 이들이 데뷔 20년을 맞아 최근 영국의 팝스타 에드 시런과 협업한 신곡 '베터 맨(Better Man)'을 발표했다.
이들은 2012년 팀 해체 이후 7년 만에 재결합했다. 최근에는 고국 아일랜드에서 영국·아시아를 도는 세계 순회 공연도 시작했다. 데뷔 당시 18~19세였던 이들도 마흔이 됐고 대부분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멤버 니키 번(41)을 전화로 만났다. 그는 "이제야 어른이 된 느낌"이라며 "예전엔 3~4개월 동안 월드 투어를 다니곤 했는데, 이제는 체력도 달리고 가정을 위해 3주 투어 하면 한 주는 집에서 쉬는 일정으로 잡았다"면서 웃었다.
팀 해체 후 멤버들은 각자 솔로 앨범을 내거나 라디오 DJ, 방송 패널 등으로 활동해왔다. 현 멤버 4명 가운데 니키를 비롯해 멤버 셰인 필란(40)과 키언 이건(39) 등 3명은 각각 3명씩 자녀를 둔 '다둥이 아빠'다. 그는 "7년 동안 우리 멤버들이 낳은 아이들만 모두 합쳐 9명"이라며 "그래선지 20년 전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정도도 깊어졌고 참을성도 많아졌다"고 했다.
2000년대 원조 아이돌답게 최근 세계에서 부상하는 'K팝' 아이돌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최근 싱가포르 방송에서 이들은 "20년 전엔 우리가 가장 인기 있었는데 요즘에는 방탄소년단(BTS)이더라"며 "우리가 찬조 출연(featuring)하는 형식도 좋으니 BTS, 우리랑 같이 작업하자"는 깜짝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에드 시런이 작곡한 이들의 신곡 '베터 맨'도 '마이 러브'처럼 감미로운 목소리와 친숙한 멜로디 전개가 돋보인다. 2000년대 발라드 감성이라고 할까.그는 신곡에 대해 "우리 역시 예전 활동 시절을 돌아볼 기회가 됐던 것처럼 팬들도 음악을 들으면 2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거치는 이번 월드 투어에서 우리나라는 빠졌다. 그는 "예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만났던 열정적인 한국 팬들을 언젠가 꼭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