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에서 발생한 변사사건을 두고 경찰의 부실수사 문제를 지적하는 진정이 검찰에 제기됐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2015년 10월 17일 정오께 중구 자갈마당 한 성매매업소에서 40대 남성 B씨가 알몸 상태로 침대에 누운 채 숨져 있는 것을 업주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자갈마당은 대구의 대표적 집창촌이다.

29일 대구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 관계자 측이 대구지검에 재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은 검시 결과와 변사체에 특별한 외상이 없는 점, B씨가 고혈압을 앓았던 점 등을 토대로 '주취 상태에서 잠재된 심혈관 병변이 급격히 악화해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부검은 생략한 채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했다.

이에 대해 진정인 A씨 등은 "주변 증언에 따르면 숨진 B씨는 당시 성매매업소에서 준 수면제를 탄 술을 마셨다"며 "B씨가 숨진 상태로 발견됐을 때 방안에는 에어컨이 켜져 있었고 변사체는 엄청나게 굳어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의심이 충분한 사건임에도 경찰은 탐문이나 참고인 조사도 하지 않고 자연사로 조속히 종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성매매 집결지 안에서 변사사건이 발생했지만, 성매매업소 업주가 성매매알선 등에 대한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은 것을 두고 경찰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A씨는 "현재 자갈마당 조폭 피해 및 경찰관 유착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B씨 변사사건에 대한 재조사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경찰이 자갈마당 업주 조폭 피해 및 전·현직 경찰관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불거진 사안이라 수사당국도 사실 파악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타살 혐의가 없고 유족이 원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부검은 하지 않았다"며 "숨진 B씨가 성매매를 했는지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업주를 처벌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진정 내용이 알려지자 경찰 내부에서도 사건 발생 장소가 성매매업소라는 특수한 곳임을 고려할 때 당시 부검으로 B씨 사인을 명확히 규명하지 않았던 점은 다소 미흡한 부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