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한빛 원전 1호기 출력 급상승 사건은 '영출력(출력이 거의 0)'에서 실시하는 원자로 성능 실험 중 중성자를 흡수하는 제어봉을 과도하게 뽑는 바람에 출력이 18%까지 상승한 것이다. 2분 만에 이를 인지하고 제어봉을 다시 넣어 원자로는 곧바로 영출력을 회복했다. 잠시 증가했던 출력으로 증기 발생기 수위가 올라갔고 보조 급수 펌프가 가동돼 이를 규제 기관에 보고한 뒤 10시간 정도 대기하다 정지 명령을 받고 원자로를 정지시켰다.
원전 전문가들은 이 사건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우리 원전 시스템이 얼마나 안전한지 설명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런데 일본 마쓰야마 대학 경제학부 장정욱 교수는 지난 25일 '한빛 1호기가 안전하다는 궤변들'이라는 제목의 경향신문 기고에서 '원자로가 25% 이상 출력이 상승해도 안전하다고 한 주장은 핵 마피아의 맹목적 안전 신화'라고 비난했다. 제어봉을 과도하게 뽑은 건 명백한 한수원의 잘못이다. 그러나 영출력 상태에서 10여 시간을 유지한 것을 마치 원자로 출력 폭주를 방치한 것처럼 둔갑시키고, 핵폭탄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비유한 것은 명백한 오류이자 이념적·정치적 선동이다.
한빛 원전 1호기는 출력이 25%가 되면 자동 정지 계통이 작동한다. 당연히 원자로는 멈춘다. 원자로는 핵연료나 냉각수 온도가 올라가면 핵분열 반응이 줄어들도록 만들어졌다. 이걸 '음의 반응도 계수'라고 한다. 체르노빌 원전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다. 체르노빌 원전은 온도가 올라가도 핵분열 반응이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은 폭발했다. 우리 원전은 체르노빌 원전 등과는 전혀 차원이 다른 과학적·기술적 진보를 담고 있다. 장 교수는 '주행속도 60km인 도로에서 에어백이 있어 100km로 달려도 안전하다고 주장한 셈'이라고 했는데, 기본적 메커니즘을 전혀 모르는 것이다. 우리 원전은 충격을 흡수하는 에어백이 아니라 시속 60㎞를 넘는 순간 주행을 멈추도록 한 자동 브레이크이고, 더 나아가 아예 자동차 엔진 연료 공급을 중단하도록 돼 있는 차단 장치이다.
원전에서 중대 사고는 여러 원인이 겹칠 때 발생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냉각수가 없거나, 때마침 지진이 발생하거나, 자동 정지를 위한 제어봉이 재삽입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무지에 망상을 더한 결과다. 원자로에서 물은 냉각수로도 작용하지만 감속재로도 작용한다. 물이 있어야 핵분열 반응에서 발생한 빠른 중성자 속도를 늦춰 연쇄반응을 시킬 수 있다. 물이 없으면 연쇄반응도 중단된다. 안전한 상태가 된다는 뜻이다. 역사상 최대 지진이 발생해도 원자로를 정지시키는 데 문제가 없다. 제어봉 구동 장치는 원자로와 하나의 구조체로 만든다. 제어봉은 전자석으로 상단에 연결되어서 전류가 끊기면 중력에 의해 낙하, 원자로에 자동으로 삽입된다.
격납 용기가 있어서 안전하다는 것은 케케묵은 논리이며 기본 상식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원자로 절반이 녹았던 1979년 스리마일(TMI-2) 원전 사고 사흘 뒤 카터 대통령이 평상복 차림으로 원전 현장을 방문할 수 있을 만큼 격납 용기 밀폐성이 뛰어난 것을 모르는 것이다.
원자력발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본 지식도 없으면서 자기 이념에 따라 사실을 왜곡하거나 부풀리고, 근거 없는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건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