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5가역 주변 인도에 자전거 여러 대가 세워져 있다. 자전거 이용 시민은 느는데 주차 시설은 부족해 곳곳에 방치된 자전거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부터 종로 1~6가를 지나 흥인지문까지 3㎞ 거리에는 나무에 묶여 있거나 널브러져 있는 자전거가 200여 대에 달했다. 종로 5가역 주변은 폭 2m의 좁은 인도를 무단 주차된 자전거가 점령하고 있어 오가기도 어려웠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은 갈수록 느는데 주차 시설이 부족해 생기는 현상이다. 특히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족(族)'은 자전거 거치 공간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전거를 타고 종로구 회사로 출퇴근하는 조동필(33)씨는 "날마다 회사 인근 거치대 중 남은 자리를 찾느라 애를 먹는다"며 "시에서 자전거 이용을 독려하려면 자전거를 댈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자전거 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차 시설이 부족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도입한 서울시는 자전거 도로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자전거 도로는 총 916㎞로, 2008년에 비해 187.2㎞ 증가했다. 도로에 비해 자전거 주차에 대한 투자와 관리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015년 통계청 인구총조사에서 서울의 자출족은 5만2600명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전거 이용자 확산 속도를 볼 때, 요즘 자출족은 4년 전에 비해 3~4배는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15만~20만명 안팎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의 자전거 거치대는 총 5201곳(14만602대)에 불과하다. 특히 사무실이 몰려 있는 중·종로·영등포구의 거치대는 272곳(5849대)뿐이다. 종로구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인도 폭이 3m가 넘어야 거치대 설치 후에 통행에 지장이 없는데, 종로구 도로는 인도 폭이 좁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낮은 시민 의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일부 거치대엔 시민들이 버리고 간 자전거가 장기간 방치돼 있다. 자전거를 아무 데나 세워놓는 것은 불법이지만 자동차처럼 과태료가 부과되지는 않는다. 지자체에서 계고장만 붙인다. 열흘 후에는 강제 처분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국에서 방치된 자전거는 2013년 1만4986대에서 2017년 3만3731대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자전거를 버리려면 폐기물 처리를 해야 하는데, 처리에 드는 비용 3000~4000원을 아끼려고 거치대에 버리고 간다는 것이다. 박병정 명지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일본처럼 자전거 등록제를 의무화해 시민들의 책임 의식을 높이는 대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