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연정을 꾸리며 난민을 억제하고 이민까지 엄격히 틀어막던 덴마크 총리가 아들의 하버드생 여자 친구 때문에 이민법에 대한 입장을 바꾸었다.
22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사진〉 덴마크 총리는 지난 19일 TV 토론회에 나가 "아들의 미국인 여자 친구 아란 카타리나 키르센만(22)이 이민법 때문에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고 고백했다.
덴마크의 이민법에 따르면 덴마크인의 배우자나 애인이 24세 미만의 외국인인 경우 덴마크에 장기 거주할 수 없다. 라스무센 총리는 이를 두고 "우리가 그녀를 위한 장소가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건 의아한 일"이라며 이 법을 비판했다. 키르센만에게 적용된 법안은 2002년 제정돼, 2015년 취임한 라스무센 총리가 만든 것은 아니다. 그러나 라스무센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 성향의 자유당은 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덴마크 국민당과 연정을 하며 반난민법과 반이민법을 주도해왔다.
덴마크 의회는 지난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난민을 무인도인 '린드홀름섬'에 수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저소득층 난민 동네의 6세 미만 아동에게 주(週) 25시간 덴마크 가치관과 언어 교육을 강제하는 법안, 무슬림을 겨냥해 얼굴을 가리는 옷을 금지하는 법안도 통과됐다. 2016년에는 이민 시험의 통과 점수를 100점 만점에 73점에서 80점으로 상향해, 덴마크 이민자는 2015년 9만8000명에서 지난해 8만7000명으로 11% 감소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런 라스무센 총리를 변화시킨 아들의 여자 친구 키르센만은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나, 연구를 위해 덴마크에 거주 중이다. 그의 아들과는 2년 넘게 교제 중이다. 큰 키에 금발을 가진 키르센만은 인스타그램 팔로어를 11만1000명이나 가지고 있는 소셜미디어 스타이기도 하다. 더타임스는 키르센만이 지난 20일에는 라스무센 총리의 총선 유세 현장에도 나타났다고 보도하며 "총리가 비로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책의 부작용을 깨닫게 된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