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 결과에 불만을 품은 야권 지지자들이 화염병과 돌, 폭죽 등을 던지며 이틀째 경찰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오전 9시(현지 시각)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는 6명, 부상자 수는 최소 200명이다.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야권 대선 후보였던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 총재의 지지자들은 21일 오후부터 수도 자카르타 도심에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KPU)와 선거감독위원회(BAWASLU) 건물 앞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KPU는 이날 득표율 55.5%를 기록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11%포인트 차로 프라보워 총재를 이겨 재선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약 1000여명이 참여한 이 집회는 21일 오후 2시쯤 시작해 오후 8시 45분쯤 평화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다시 모여들면서 해산을 시도하는 경찰과 충돌했다.
현지 방송들은 도로를 점거한 수백명의 시위대가 길가에 불을 지르고 경찰과 투석전을 벌이는 모습 등을 보여주고 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진압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인근 건물 난간에서 한 남성이 총상으로 숨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인도네시아 경찰청은 과격 성향의 야권 지지자들이 반(反)정부 폭동을 유발할 목적으로 시위대에 총격을 가한 뒤, 경찰의 소행으로 덮어씌우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21일 저녁 총기를 들고 집회에 참여하려던 퇴역 장성과 현직 군인 등을 적발해 체포한 바 있다.
당국은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현지 테러단체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를 비롯한 민주주의 부정 세력들이 테러를 벌일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찰은 이달 초 야권의 대선 불복 집회 현장에 폭탄을 터트리는 방식으로 반정부 폭동을 유발하려던 JAD 조직원 8명을 검거 또는 사살하고 고성능 폭발물과 총기 등을 압수했다. 지난 17일에는 자카르타의 위성도시인 보고르에서 폭발물을 지닌 IS 추종자 두 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경찰은 22일 예정된 집회에도 약 1만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자카르타 시내의 보안을 최고 경계 단계로 높였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군경 3만2000여명도 곳곳에 배치했다.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등 현지 대사관은 인도네시아 내 자국민에게 집회 현장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