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보〉(1~20)=언젠가부터 밤하늘에서 별이 사라졌다. 갠 날이면 요즘도 몇 개 듬성듬성 보이긴 하지만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 시절 밤하늘엔 별이 정말 많았다. 카시오페아니 북두칠성이니 하는 정든 이름의, 색깔도 밝기도 제각각인 별들이 다투어 산과 들과 마을에 빛의 축복을 쏟아붓곤 했다. 보석 뿌린 듯 영롱한 별들을 보며 아이들은 꿈을 키웠고 어른들은 시름을 잊었다. 누가 그 귀한 신의 은총을 빼앗아 갔을까. 생각할수록 현대인들이 측은하다.
바둑판 위에서도 별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에 그나마 위로받는다. 1~4는 화점(花點)이라 불리지만 성점(星點)이란 이름도 갖고 있다. 흑백 나란히 2연성(連星) 포석 출발이다. 흑이 5로 '가'에 두면 그 유명한 3연성 포석이 된다. 오늘도 바둑판을 밤하늘 삼아 흑백 별 4개가 떴다.
인공지능(AI) 돌풍 이후 반상에 별이 출현하는 비율이 부쩍 높아졌다는 사실은 예사롭지 않다. 별빛은 휘황하진 않지만 끊기는 일 없이 수만 리 밖을 비춘다. AI의 전파력을 닮았다. 10, 12는 최근에 유행 중인 수법. 18까지 간명하게 귀 하나를 처리했다. 19로는 참고도의 진행도 있다. 20으로 침입, 또 한 번 AI의 '혹성(惑星) 침공'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