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7일 국토부 내부망에 '사랑하는 국토 교통 가족 여러분'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통해 최근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김 장관은 이 글에서 "문재인 정부 3년 차에 접어들며 많은 분이 우리 정부와 국토부에 희망과 기대를 걸고 있다"며 "최근 공직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 목소리 또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성과를 내기 위한 정부의 부담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라고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 건설현장에서 열린 건설안전 슬로건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장관이 언급한 '공직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 목소리'는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회에서 열린 당·정·청 회의에서 현안과 관련해 국토부 관료를 비판한 것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두 사람은 마이크가 켜져있는지 모르고 "정부 관료가 말을 덜 듣는다", "김현미 장관 한 달 없는 사이에 자기들끼리 이상한 짓을 많이 해…" 등의 대화를 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긴급발표 준비로 제대로 씻지 못했다며 일부러 멀찍이 앉아 보고하던 직원, 민낯에 머리를 대충 묶었지만 일에 대한 열의로 얼굴이 더욱 환해 보였던 직원, 몸이 아파도 병원에서 간단한 처치만 받고 다시 사무실로 복귀한 직원, 아이 안부를 물었더니 대답 대신 눈시울을 붉히던 직원…"이라고 했다. 또 "집값 급등으로 잠 못 이루며 대책을 설계할 때, 안타까운 마음으로 사고 현장을 방문할 때도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 여러분이 늘 곁에 있었습니다"라고 했다.

이어 김 장관은 "국민적 요구에 성과로 화답한다면,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는 자연스럽게 또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당청간의 비공개 대화가 공개되며 관료사회가 동요 조짐을 보이자, 김 장관이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타워크레인 사고, 대형 항공사 문제, BMW 차량 화재, 버스업계 파업 위기, 건설업계 업역 규제 해소, 화물차 안전운임제 도입 등 이슈들을 열거하면서 "우리가 지향과 호흡을 함께 했기 때문에 해낼 수 있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