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Wikipedia)가 잇따라 독재 정권에서 차단되고 있다. 위키피디아는 네티즌이 각종 지식·정보와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내용을 수정·보완할 수 있는 사용자 참여형 백과사전으로, 실시간 편집되는 내용을 특정 집단이 통제하기가 힘들다.
중국 당국은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위키피디아 모든 언어판의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 '톈안먼' 등 인권 문제를 건드리는 콘텐츠가 급속히 불어나자 2013년 위키피디아에 정보 검열을 요구했으나, 이게 거부되자 2016년부터 중국어판을 차단했다. 이어 지난해 학자 2만명을 동원해 '문화 만리장성'이란 프로젝트 아래 대안 백과를 구축했지만 효과를 못 봤다고 한다.
앞서 터키의 에르도안 정권이 2017년 시리아 내전 개입에 대한 비난 여론이 위키피디아에 집중되자 전면 차단했다. 베네수엘라는 올 초 반정부 시위 발발 때 야권 수장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51대 대통령'으로 표기되자 격분해 같은 조치를 내렸다. 이 밖에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일정 기간 자국어 버전을 차단한 적이 있다.
이런 국가적 차단은 위키피디아를 둘러싼 '지식 편집 전쟁(edit wars)' 최후의 수단으로 떠올랐다.
위키피디아가 2001년 선보인 이래 세계 지식 지도를 빠르게 평정하면서, 종교·문화·과학·역사부터 정치 이슈에 이르기까지 상반된 주장을 가진 네티즌이 한 페이지에 몰려들어 전쟁을 벌이곤 했다. 특정 검색어를 공략하는 소프트웨어 로봇을 동원하는가 하면, 여성 과학자가 "위키피디아가 서구·남성 시각에 편중돼 있다"며 여성·소수인종 학자의 업적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500여 개 만들기도 한다.
실제 위키피디아는 초창기부터 편향성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서구 젊은 층과 진보 진영이 온라인상에서 더 빠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집필 참여자 중 여성은 10% 안팎에 불과하고, 아프리카 관련 콘텐츠는 대부분 유럽과 북미 국적자들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까지 트렌드는 '대안 백과사전 만들기'에 집중됐다. 대중의 집단 지성에 회의를 품은 학자들이 만든 학자백과(Scholarpedia), 좌파 이론을 거부하는 보수백과(Conservapedia) 등 수천 종이 쏟아졌다. '무삭제 위키피디아'를 표방한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 극우 음모 매체 인포워즈(Inforwars)도 그 지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