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대장정' 7일째...유림 앞에서 정장입고 큰 절
"나라가 이 지경이 된 데는 한국당도 책임이 크다", "절대로 비박, 친박 없이 단합해야 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경북 안동의 유림(儒林) 인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한국당에 대한 '쓴 소리'가 나왔다. 유림 인사들은 "한국당과 황 대표를 믿어보겠다" "구원투수 역할을 해 보라"면서도 "한국당이 이번에도 단합이 안되면 국민이 진짜로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경북 안동시 경북유교문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 양복에 빨간색 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났다. 황 대표는 전날까지 운동화에 백팩을 메고 마을회관과 농막(농장 내부의 집) 등에서 숙박을 했다. 이날 오전에도 점퍼 차림으로 경북 구미보(洑) 현장을 둘러봤다. 하지만 유림들을 만나서는 단상에서 신발을 벗고 큰 절을 올렸다. 이에 객석에서 한복에 중절모를 쓴 노신사들이 인사를 받았다. 안동이 지역구인 한국당 김광림 의원이 사회를 맡아 내빈을 소개하는 등에 10여분이 걸렸다. 이어 유림 인사들이 돌아가며 환영사를 했다.
한 인사는 "나라가 누란에 빠졌을 때 구국을 위해 힘을 합하는 게 면면히 내려져온 유림의 정신"이라면서 "황 대표에게 부탁이 있다. 지금 한국당이 과거 전철 밟지 말고 단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가화만사성이라 했다"며 "비박이나 친박이나 절대 없어야 한다. 한국당이 단합이 안 되면 국민이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인사는 "지금 나라가 이 지경으로 어려워져서 밤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하다. 그러나 한국당도 탄핵 사태 등을 만든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 한국당의 정책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경제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속시원하게 대안을 내달라"며 "그러면 같이 동참해서 일어설 수 있다"고 했다. "황 대표가 위기 극복을 이끌어 달라" 같은 당부도 나왔다.
이에 황 대표는 "안동은 선비정신, 화랑정신, 호국정신 그리고 새마을 정신이 살아있는 곳"이라며 "우리가 이런 발전을 이뤄올 수 있었던 데는 이처럼 소중한 문화 자산과 정신 문화가 토대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한국당도 아름다운 유교 전통을 계승하고 변화된 시대에 맞춰 새로운 발전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엔 퇴계 이황의 16대 종손 이근필 옹 등이 참석했다. 황 대표는 풍산 류씨 종손인 류창해씨에게 한국당이 최근 제작한 '문(文)정권 경제실정 징비록(懲毖錄)'을 전달했다. 류씨는 답례로 황 대표에게 지난 4월 출간된 '서애(西厓) 류성룡의 리더십'을 건넸다. '문정권 경제실정 징비록'은 200페이지 분량으로 소득주도성장과 '비정규직 제로(0)' 등 노동정책, '문재인 케어' 등 복지 정책과, 탈(脫)원전, 4대강 보(洑)해체 등 10개 주요 정책이 모두 실패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광림 의원이 특위 위원장을 맡아 백서 발간을 총괄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징비록을 저술한 임진왜란 때처럼 나라가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고 했다. 황 대표도 유림 인사들에게 "제가 드린 징비록은 이 정부의 경제 실정(失政)을 낱낱이 기록한 책"이라며 "지금까지는 정부 경제 실정을 정리했고, 앞으로는 우리가 경제를 어떻게 살려나갈지 대안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황 대표는 이어 충북 충주로 이동해 아동복지시설에서 배식봉사를 하고 지역의 소상공인 등과 만났다. 14일에는 제천과 청주 등을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