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프랑스군 특수부대가 구출해낸 프랑스인 2명이 11일(현지 시각) 파리로 무사히 귀환했지만 이들에 대한 프랑스 내 여론이 싸늘하다. 정부가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위험한 지역에 정부 권고를 무시하고 들어간 이들을 구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특수부대 대원 2명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9일 밤 해병대 산하 특수부대인 위베르특공대가 프랑스인 2명과 한국인 1명, 미국인 1명 등 4명을 구하기 위해 작전을 펼쳤다. 특공대원들은 비밀리에 인질범들에게 다가갔지만 10m 앞에서 발각됐다. 전사한 알랭 베르통셀로(28) 상사와 세드리크 드 피에르퐁(33) 상사는 인질이 위험할까 봐 총을 쏘지 않고 맨몸으로 인질범들을 향해 돌진하다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프랑스 정부는 설명했다.
프랑스 내에서는 숨진 대원들에 대한 추모 분위기가 커지면서 프랑스인 관광객 2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왔다. 이들은 부르키나파소의 이웃 국가인 베냉 북부에서 납치됐는데, 이곳은 프랑스 정부가 적색경보 지역으로 설정해 여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한 지역이다. 장이브 르드리앙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들이 왜 정부가 여행하지 말라고 한 곳에 들어갔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여행 금지 권고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도 "감옥에 보내라" "구출 비용을 물어내게 해라" 등 비난의 글이 쏟아졌다. 구출된 관광객 로랑 라시무이야(46)씨는 11일 귀국 직후 "희생된 장병과 유족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애초에 위험한 지역에는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들을 납치한 인질범들은 '카티바 마시나'라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다. 부르키나파소와 국경을 마주한 말리에 기반을 두고 사하라 사막 이남에 이슬람 제국을 세운다는 목표를 갖고 세력 확장을 꾀하는 조직이다.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40대 중반 한국 여성 장모씨는 11일 프랑스 정부 전용기 편으로 파리 외곽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 외교부는 12일 "프랑스 군병원 검진 결과 장씨 건강에 이상이 없었다"며 "심리치료 후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씨는 1년 일정으로 세계 일주를 하던 중 지난달 중순 우리 정부의 '여행 자제' 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부르키나파소 남부 지역에서 인질범들에게 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