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과 한국을 오가며 부동산 사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는 지난달부터 스마트폰 은행 앱(애플리케이션)을 쓰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 공항에 도착하면 바로 계좌 이체 등 급한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은행 지점을 찾아가거나 인터넷 뱅킹을 이용해야 했는데 스마트폰으로도 은행 일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기능도 편리하다. 평소 돈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 사람에게 계좌 이체 할 때는 계좌 번호를 입력할 필요없이 예전 기록을 불러와 금액만 넣으면 된다.
이 스마트폰 은행 앱은 KEB하나은행의 '글로벌 1Q(원큐)'다. 2015년 캐나다에서 처음 출시했고 지난달 베트남이 일곱째 서비스 국가가 됐다. 이제 베트남에 사는 교포나 주재원 등이 편리하게 하나은행의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성규 행장 "베트남 등 신남방 본격 진출" 선언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지성규 행장이 취임하면서 특히 해외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베트남이 손꼽힌다. 베트남 등 신남방 지역을 필두로 2025년까지 은행 전체 순이익의 40%를 해외 사업에서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15% 안팎이다. 이를 위해 지 행장은 40대 초중반 직원을 해외 지점장이나 법인장으로 발탁해 전문 인력으로 키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왕성하게 일할 40대 초중반 직원이 나가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라는 뜻이다. 지 행장도 중국과 홍콩에서 16년 근무한 경력을 인정받아 은행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하나은행은 하나금융의 통합 멤버십인 '하나멤버스'의 포인트 '하나머니'를 해외에서도 현금처럼 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지난달 대만에서 처음 시작했다. 대만에서 시범 서비스를 마치면 베트남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비스가 시작되면 베트남 여행을 할 때 베트남 돈이 없어도 하나머니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1하나머니는 1원으로 국내에선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따로 환전할 필요가 없다.
하나은행에 베트남은 기회의 땅이다. 호찌민과 하노이에서 지점을 운영하며 베트남 최대 상업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지분을 인수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BIDV가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전체 지분의 15%에 달하는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이 지분 인수에 성공하면 국영은행 투자자로 베트남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낼 수 있다"고 했다.
◇호찌민 지점 3년 만에 대출 6배 증가
2015년 문을 연 호찌민 지점은 아직 규모는 작지만 성장 속도가 빠르다. 대출 실적이 2015년 말 1620만달러에서 3년 만에 1억540만달러(약 1242억원)로 6배 넘게 늘었다. 수익도 늘어 2년 만에 흑자를 냈고 작년에는 당기순이익이 196만달러(약 23억원)를 넘었다.
1999년 개설한 하노이 지점은 올해 20주년을 맞이했다. 총자산 대비 당기순이익을 뜻하는 ROA(자산수익률)가 지난해 국내 은행의 평균(0.56%)보다 6배 높은 3.47%에 달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22만달러(약 108억원)였다.
하나은행은 베트남 현지에서 사회공헌 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주로 교육 분야다. 2006년부터 13년간 하노이 지역 대학생 1207명에게 총 26만6000달러(약 3억13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지난달에는 베트남 동나이 지역을 찾아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세우고 책 1000권을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