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성 칭다오시 칭다오류팅국제공항에서 15㎞ 떨어진 곳에는 '블루 실리콘밸리(藍谷區)'가 있다. '블루'는 해양산업을 뜻한다. 미국 첨단기술단지인 실리콘밸리처럼 칭다오의 해양산업 육성을 위해 만든 산학연 집결 신(新)도시다. 2011년부터 조성돼 현재 부지 면적은 490만평(16.21㎢). 2060년까지 6594만평(218㎢) 규모로 확장될 계획이다.
국내에도 부산 영도구에 해양혁신도시가 지난해부터 조성되고 있지만, 블루실리콘밸리에 비하면 수십배 작은 규모다.
블루실리콘밸리는 크게 '과학 교육 구역'과 '기술 창신 구역'으로 나뉜다. 과학 교육 구역에는 해양과학기술 R&D센터 등 연구 시설이, 기술 창신 구역에는 해양 관련 기업 인큐베이터가 들어섰다. 대규모 리조트, 골프장, 휴양온천 등은 이 지역을 둘러싸고 있다. 단순히 연구·사업 시설만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살기 좋은 휴양 도시를 만들어 고급 인력과 기관을 지속적으로 유치하려는 목적이다. 칭다오시 관계자는 9일 "해양 과학자와 해양 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최적의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했다.
칭다오시가 공격적으로 해양산업에 투자하면서 도시 경쟁력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칭다오 해양산업 분야 생산 규모는 전년보다 15.6% 늘어난 3327억 위안(약 57조원). 칭다오시 GDP(국내총생산)의 27.7%를 차지한다. 2017년 1월에는 GDP가 1조 위안(약 173조원)을 넘는 이른바 '1조위안 클럽'에 가입했다. 현재 중국에는 14개 도시만이 '1조위안 클럽'에 가입돼 있다. 칭다오가 바다에 인접한 도시로서 그 이점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칭다오시의 해양 관련 기업들은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국가해양국 통계에 따르면, 칭다오의 해양 관련 20개 업종의 다양한 기업들이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중 16곳이 지난해 기준 연 매출 100억위안(약 1조 7000억)을 넘는다. 칭다오의 간판 기업인 칭다오밍웨하이자오그룹(靑島明月海藻集團)은 해조류 추출물로 의료제품과 섬유소재를 생산해 유명해진 기업이다. 값싼 다시마를 고급 섬유로 재가공하는 기술을 적용해 원가의 수백배에 달하는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칭다오시는 최근에도 지속적으로 과학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칭다오시 인사국(靑島市人社局)은 2017년 '칭다오시 해외 해양전문가 채용 관련 통지문'을 발표하고 해외 과학자 유치에 나섰다. '고급인재'에 해당하는 사람에게는 최고 500만위안(약 8억 6000만원)을 지급했고, 석·박사생에게도 매달 800위안(약 14만)~ 1500위안(약25만원)의 주거보조금을 제공했다. 중국 해양 분야 최고 석학도 칭다오로 몰리고 있다. 현재 칭다오시에는 18명의 원사(院士)급 해양 관련 석학이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 해양 과학연구기관의 30%가 칭다오에 몰려 있다는 통계도 있다. 중국 유일의 국가급 해양과학기술연구실을 운영하고 있고, 중국해양대학(中國海洋大學), 중과원해양소(中科院海洋所), 국가해양국제일해양소(國家海洋局第一海洋所) 등 28개의 해양 관련 과학연구기관이 자리잡고 있다. 칭다오가 이끄는 중국의 해양 과학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국가별 해양수산과학기술 수준은 2016년 기준 미국을 100%로 했을 때 유럽연합 97.8%, 일본 95.1%, 한국 80.6%, 중국 75.5%다. 중국이 바짝 따라붙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