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자(78)의 목이 멨다. 60년간 열창 끝에 터져 나온 울음이었다. 9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미자 노래인생 60년 기념 음악회'에서 이미자가 눈물을 훔쳤다. 히트곡이 금지곡이 됐을 때도, '이미자 노래는 천박한 노래'라는 비난에도 꿋꿋하던 그였다. 또박또박 부르던 노랫말이 눈물로 뭉개질 땐 예순 해 노래 인생을 걸어온 그의 심정이 객석까지 느껴졌다.

8일 열린 데뷔 60주년 기념 공연에서 이미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3000석을 꽉 채운 이날 공연은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곡 '노래는 나의 인생'으로 시작했다. 공연 전반부는 '여로' '아씨' 같은 전통 가요와 현미의 '떠날 때는 말없이', 패티김의 '연인의 길' 같은 그리운 사람들의 노래로 채워졌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그의 노래를 시작할 때부터였다. '여자의 일생'부터 '섬마을 선생님'까지 맑은 그의 음색이 돋보였다. 공연 막바지 '동백아가씨'를 부를 때는 객석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사회자 김동건(80) 전 아나운서가 60주년 소감을 묻자 그는 "아무래도 성량, 가창력에 힘이 없다"며 "청중이 '이미자가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일 방영된 TV조선 다큐멘터리 '이미자 노래인생 60년'에서 "내 컨디션을 안다. 이제는 라이브로 몇 십 곡을 무대에서 할 수 있는 한계가 왔다"며 "영원히 기억되는 가수 이미자로 남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공연으론 그 말이 엄살처럼 느껴졌다. 60인조 오케스트라의 반주에도 가려지지 않는 성량과 여전히 청량한 그의 목소리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어버이날이었던 전날에도 그는 눈물을 쏟았다. 공연 끝 무렵 사회자가 60년의 소회를 묻자 그는 하늘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잠시 무대 뒤로 가 마음을 다잡은 뒤 다시 관객 앞에 섰다. 그 모습에 관객들도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미자가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7시 30분 이미자의 60주년 음악회 마지막 공연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