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 2.7% 감소…한달 걸러 등락 반복 롤러코스터 양상
수입은 6개월만 최대폭 증가...경기부양⋅이란제재 앞둔 원유 사재기 영향
1~4월 對美 수입 -30.4%, 주요국 중 최대폭 감소...트럼프 불만 키울 듯

중국 4월 수출과 수입이 각각 예상을 깨고 감소하고 증가하면서 무역흑자가 전달의 반토막수준으로 줄었다.

중국의 4월 수출이 예상을 깨고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수입은 5개월 연속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4% 증가했다. 이에 따라 4월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는 138억4000만달러(약 16조1900억원)로 전달(324억2000만달러)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경제의 성장동력이었던 수출입이 잠재적인 발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8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2.7% 줄어든 1934억9000만달러, 수입은 4% 늘어난 1796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 수입 증가로 4월 무역흑자는 예상치(345억6000만달러)와 전달(326억5000만달러)보다 크게 낮은 138억4000만달러로 줄었다.

4월 수출 증가율도 예상치(3%)는 물론 전달(14.2%)을 크게 밑돌았다. 중국 수출은 작년 11월부터 한달 걸러 마이너스 성장과 플러스 성장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이며 수출 동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병유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지부장은 "올들어 3월까지 수출이 증가와 감소를 반복한 건 춘제(春節⋅설) 탓이 크다"며 "4월들어 감소세를 보인 건 중국 수출이 추세적으로 하강 국면에 들어서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수입이 예상외 증가세를 보인 것은 경기부양 효과를 반영한다는 지적이 많다. 화얼제젠원(华尔街见闻) 수석이코노미스트 덩하이칭(邓海清)은 수입이 4월에 뚜렷하게 늘어난 것을 두고 감세 정책 효과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꼽았다. 에너지애스펙트의 마이클 메이단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이란 제재 시행을 앞두고 중국이 서둘러 원유수입을 늘린 것도 4월 수입이 2.1% 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4% 증가한 배경 중 하나로 꼽았다. 이에 따라 4월 중국의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1068만 배럴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이반스 프리차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9, 10일 워싱턴에서)진행되는 미중 무역협상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선에서 타결되더라도 글로벌 경제성장에 대한 불안한 전망이 수출 증가율을 억제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협상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고한 대로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리면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2~3%포인트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의 교역이 올들어 4월까지 1.1% 감소했지만 미국과의 교역 감소폭은 15.7%로 훨씬 커 미중 무역전쟁 여파가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 기간 중국의 미국산에 대한 수입은 30.4% 감소해 미국에 대한 수출 감소폭(9.7%)을 3배 웃돌았다. 미국산 상품을 더 수입하라고 요구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시킬 수 있는 수치다.

중국의 교역 위축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한중 교역도 1~4월 6.8% 감소해 중국 전체 교역 증가율(-1.1%)을 밑돌았다. 중국의 한국산에 대한 수입 감소율이 11.6%를 기록해 중국 전체 수입 감소폭(2.5%)의 5배 수준에 달했다.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한국 반도체의 중국 수출이 감소한 탓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요청으로 화웨이 창업주 딸인 멍완저우 부총재를 체포했다는 이유로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캐나다와의 교역은 1~4월 20.7% 급증세를 보였다. 캐나다로부터의 수입도 25.6% 늘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화웨이 보복’이 실제 중국과 캐나다간 교역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