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의자왕과 삼천궁녀의 전설이 서려 있는 '낙화암(落花巖)'의 실제 위치가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황인덕 충남대 교수는 최근 학술지 백제연구에 실은 '부여 주정리 대왕포와 낙화암 전설―낙화암 전설 발단 지점 재고' 논문에서 "낙화암 전설의 발생 지점이 현재의 위치가 아닌 다른 곳이라는 현지 구전이 실제 사실일 가능성을 고찰했다"며 "낙화암 전설의 무대는 현재 부여읍 중정리 남쪽 강가의 옷바위 일대일 것"이라고 밝혔다.
낙화암은 백제가 나당연합군에 멸망할 때 3000명의 궁녀가 투신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은 부여읍 백마강변(금강변)의 부소산 일대에 낙화암 관광지가 조성돼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 경치가 한눈에 내려다보여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지다.
하지만 황 교수는 지금의 낙화암은 지형적으로 전설의 무대가 되기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높이가 30여m에 이르지만 계단식 지형인 탓에 바위 정상에서 투신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중정리 옷바위는 암벽이 수직이기 때문에 사람이 투신하기에 더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또 황 교수는 과거 중정리 옷바위 일대가 왕포천과 사비강이 만나는 지점이어서 임금이 유연(遊宴)하기에 적합한 장소였다고 설명했다. 과거 이곳이 대왕포(大王浦)로 불렸는데 이곳 일대가 백제 대왕의 유연 장소였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황 교수는 낙화암 전설의 무대가 옷바위 일대가 아닌 현재의 부소산 일대로 옮아간 이유로 옷바위 일대가 고유의 지형적 특성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의 옷바위 일대는 백제 시대때와 달리 강물이 말라 버렸기 때문에 낙화암 전설의 무대가 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대신 현재의 낙화암 장소는 빼어난 자연 경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낙화암 전설이 재생되기에 우월한 조건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