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유흥업소 관계자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모(49) 총경에 대한 경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경찰은 윤 총경이 '빅뱅' 출신 이승현(29·예명 승리)씨와 동업자 유모(34)씨가 운영하던 강남 클럽에 대해 경찰 수사 정보를 알아봐 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직권 남용 등)를 적용할 방침이다. 다만 유씨로부터 받은 골프와 식사 접대, 콘서트 표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대가성을 입증 못해 뇌물로 볼 수 없고, 액수가 적어 부정청탁금지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윤 총경은 경찰의 '버닝썬' 수사와 관련해 입건된 경찰 가운데 가장 고위직이다. 2015년부터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과장으로 근무했고,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경찰은 윤 총경의 계좌 거래와 통신 기록 등을 분석해, 윤 총경이 유씨와 총 4차례 골프를 치고 6차례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윤 총경이 유씨로부터 받은 금품이 부정청탁금지법의 형사처벌 기준인 1회 100만원, 연간 300만원을 넘지 않았다"고 했다. 윤 총경의 아내인 김모 경정이 유씨 측으로부터 받은 콘서트 표를 더해도 처벌 기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윤 총경은 2016년 7월 유씨와 승리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운영하던 클럽 '몽키뮤지엄'과 관련해 자신이 과거 근무했던 강남경찰서 관계자를 통해 수사 상황을 알아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몽키뮤지엄 영업 담당자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고, 클럽은 영업정지 1개월과 과징금 4000여 만원을 받았다.

윤 총경은 경찰 조사에서 2016년 초 지인의 소개로 유씨를 알게 됐다고 했다. 유씨와 승리 등을 여러 차례 만난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좋은 느낌을 갖고 계속 만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유씨와 승리도 비슷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로는 윤 총경 이상의 '윗선'은 없다"고 했다. 연예인 등이 연루된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유착 의혹으로 입건된 경찰은 윤 총경을 포함해 총 8명이다. 대부분 일선 경찰서 팀장급인 경위와 그 아래 계급인 경사다.

한편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서울 강남의 A 클럽으로부터 사건 무마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로 서울청 광역수사대 B 경위와 강남경찰서 C 경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2017년 A 클럽에서 일어난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해 준 대가로 수백만원을 받은 혐의다. 버닝썬 논란 이후 클럽 수사에서 현직 경찰에 대해 구속 영장이 신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