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미국 커피전문점 블루보틀이 3일 성수동에 1호점을 열었다. 블루보틀을 나타내는 안내 표지 등은 없었지만 개점 시간 3시간 전인 새벽 5시부터 매장 앞에는 긴 대기행렬이 이어졌다. 이미 어젯밤 자정(밤 12시) 무렵부터 담요를 덮고 밤을 새며 기다린 열성 고객도 있었다. 문을 연 오전 8시쯤에는 이미 2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고, 오전 9시가 되자 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블루보틀 1호점 오픈 전부터 줄 서 있는 고객들

오전 7시부터 매장 앞에서 기다렸다는 대학생 김소연(24)씨는 "미국과 일본 여행지에서 방문한 것을 계기로 블루보틀을 평소 좋아했는데 이번에 한국에 매장을 연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블루보틀은 클라리넷 연주자이자 커피광인 제임스 프리먼이 20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5평(17㎡)짜리 차고를 빌려 로스팅한 커피 원두를 농산물 직거래 장터에서 판매한 것에서 출발한 커피 전문점이다.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매장을 찾아 줄 서서 기다리는 커피 애호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직접 커피를 내리는 등 한국 진출에 힘을 보탰다. 미한 CEO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줘서 감사하다"면서 "블루보틀 성수점은 성수동만의 분위기와 개성을 담은 매장"이라고 말했다.

블루보틀 1호점 오픈 전 200여명이 넘는 고객이 몰렸다

블루보틀은 창고 창업, 괴짜 창업자, 독창적인 제품, 열광하는 소비자 등이 애플과 닮은꼴이라 ‘커피계의 애플’로 불린다. 손님이 주문을 하면 커피콩을 저울에 달고 갈아서 핸드드립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는 ‘슬로우 커피’가 특징이다. 현재 미국(57점)과 일본(11점)에서 운영 중인 68개 매장은 모두 직영점이다. 커피 맛에 집중할 수 있도록 메뉴는 6~8가지로 간소화했다.

블루보틀 대표 음료인 ‘뉴올리언스’의 가격은 5800원으로 책정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4.35달러(약 5070원), 일본 540엔(약 5630원)보다 비싸다. 카페라떼 가격도 6100원으로 예고돼 국내에서 가장 비싼 커피전문점이 될 전망이다.

국내 첫 매장인 블루보틀 성수점은 로스터리(원두를 볶는 시설)와 바리스타 교육, 시음회가 진행되는 공간인 ‘트레이닝 랩’을 갖추고 있다. 블루보틀은 성수점에 이어 삼청점을 선보일 예정이며, 연말까지 두 개 지점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한국은 블루보틀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진출하는 해외 시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