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공직사회에 새로운 동기부여 했어야…매우 부족"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적폐청산에 대해 공직사회에서 반발 심리가 많다. 모든 공무원들이 상관의 지시를 녹음하거나 기록한다. 이건 (국가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현 정권의 이른바 '적폐청산' 수사로 적지 않은 전(前) 정권 공무원들이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처벌받았다. 이를 본 공무원들이 자신들도 나중에 문제될까 싶어 상관의 지시를 일일이 녹음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인왕실에서 사회계 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 앞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윤 전 장관은 2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적폐청산이 지나치게 인적 청산에 매달리는 모양새다. 또 적폐청산이 길어지면서 공직사회가 실무자급까지 조사를 받고, 어떨 때는 처벌도 받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윤 전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했었다.

윤 전 장관은 "적폐청산은 인적 청산이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책임자급에 있는 사람만 소수로 빠른 시일 내에 처리를 해야 하고, 과거의 일은 없던 걸로 하자는 등 한편으로는 탕평을 했어야 하는데, 너무 장기간 진행돼 피로감이 오고, 공직사회도 사람인지라 반발심리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공직사회 분위기에서 공직자들이 능동적, 자발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며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하니 공직사회에 새로운 동기부여를 했어야 한다. 이게 아주 부족했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의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다. 그런 그는 2일 청와대 간담회가 2013년 이후 문 대통령과 첫 만남이라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첫 인사를 하면서 '그 사이에 많이 힘드셨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며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엄청나게 체력을 뺏기는 자리다.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장관은 전날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국회가 극한 대결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정국을 직접 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3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문 대통령이) 야당과 반드시 대화해야 한다"며 "제가 보기에 민주당이 집권한 지 벌써 2년이 됐는데 아직도 야당 기질이 많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