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을 위한 시상식이었다. BTS는 1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와 '톱 듀오·그룹' 2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미국 대중음악 주간지 빌보드에서 주최하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는 그래미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대 규모의 대중음악 시상식이다.

이번 시상식에서도 BTS는 한국 최초를 갈아치웠다. '톱 듀오·그룹' 선정도, 2017년부터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에 뽑힌 것도 처음이다. 두 부문에서 동시에 수상한 것 역시 우리나라 최초다.

BTS가 시상식 시작 전 레드카펫에 모습을 드러내자 전날부터 진을 치고 기다린 아미(ARMY·BTS 팬클럽)의 응원 소리가 이들을 맞이했다. 멤버 이름을 한글로 적은 피켓을 든 외국 팬부터 BTS를 보고 오열하는 팬까지 있었다.

BTS가 빌보드 시상식에서 미국 톱 여가수 할시(왼쪽에서 넷째)와 합동 무대를 갖고 있다. BTS가 할시로부터 선물 받은 팔찌부터 이들이 타고 등장한 현대차의 팰리세이드까지 모두 화제가 됐다.

시상식이 열린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도 온통 BTS였다. 사회자가 BTS를 언급할 때마다 객석에서 함성이 쏟아졌다. 특히 미국 톱 밴드 '마룬파이브'를 누르고 '톱 듀오·그룹' 부문 수상자로 호명되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톱 듀오·그룹' 부문은 빌보드 시상식 20여개 부문 중 중요도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메인 부문이다. 한국 가수가 빌보드 본상으로 불리는 메인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BTS가 처음이다. 미국 보이그룹 '백스트리트 보이스', 비욘세가 속해 있던 '데스티니스 차일드', 영국의 보이밴드 '원 디렉션' 등이 거쳐 간 상을 BTS가 거머쥔 것이다. BTS는 수상 소감에서 "아미들에게 고맙다. 위대한 뮤지션들과 이 무대에 서 있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우리는 6년 전과 똑같은 소년들이다. 그때와 같은 꿈, 같은 두려움, 같은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 함께 최고의 꿈을 꾸자"고 말했다.

BTS는 시상식에서 이번 앨범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를 선보였다. 이 곡에 목소리를 얹은 미국 톱 여가수 할시와 무대에 함께 섰다. 한국어로 울려 퍼지는 BTS의 새 노래를 관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불렀다. 멤버 진과 할시가 입으로 장미꽃에 숨을 불어넣는 퍼포먼스를 선보이자 팬들은 열광했다.

시상식이 모두 끝나고 BTS는 팬들을 위한 인터넷 라이브 방송에서 시상식 뒷이야기와 소감 등을 풀어놨다. "톱 듀오·그룹 후보들을 보고는 수상을 포기했었다"면서 샴페인으로 축배를 들었다. 할시와 함께한 무대에 대해서는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할시가 먼저 연습을 하자고 하더라"며 "열심히 해주려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BTS는 이번 시상식에서 12관왕에 오른 가수 드레이크를 '드레이크 형님'이라고 부르며 "후광이 보이더라"고 했고, 가수 마돈나를 '돈나 선생님'이라고 부르며 "갑자기 춤을 추자고 하셔서 당황했지만 재밌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미들에게도 언제나처럼 수차례 고마움을 표현했다. 방송 마지막에는 "Billboard Music Award goes to ARMY(수상자는 아미)!"라고 입 모아 소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