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구속까지 됐으나 줄곧 결백을 주장해왔던 배우 겸 가수 박유천(33·사진)씨가 29일 결국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부인한 지 19일 만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수사대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구속 사유가 된 마약 투약 사실을 대부분 시인했다. 박씨는 올해 2~3월 연인 사이였던 황하나(31·구속)씨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5번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조사 중 "그동안 나 자신을 내려놓기가 힘들었다"며 "그렇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죄할 건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씨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마약을 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황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당시 상황도 비교적 정확하게 기억하며 진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가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경찰은 황씨와 대질 조사를 하지 않고 다음 달 2일쯤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박씨는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황씨의 진술에 따라 혐의가 포착돼 경찰 수사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10일에는 스스로 기자회견을 열고 "마약 혐의가 인정된다면 활동 중단하고 은퇴하는 걸 넘어서 인생 모든 게 부정당하는 것"이라며 관련 사실을 부인했다. 이후 경찰이 확보한 체모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 결과가 나왔으나 "어떻게 필로폰이 체내에 들어가 국과수 검사에서 검출됐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거듭 혐의를 부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