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이 즉위하며 일본에선 '아름다운 조화'라는 뜻을 가진 레이와(令和) 시대가 열린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30일 퇴위한다.

59세의 새 일왕 즉위는 1989년 '현인신(現人神·인간의 모습을 한 신)'으로도 불렸던 히로히토(裕仁)의 병사로 아키히토가 왕위에 오를 때와는 달리 축제 분위기 속에 준비되고 있다. 당시 일본을 지배한 공기는 무겁고도 엄숙한 국장(國葬) 분위기였다면 이번엔 축제 무드다. 2016년 퇴위 의사를 밝힌 아키히토의 의지에 따른 '왕권 교대'의 의미가 강하게 퍼져 있다.

최근 도쿄와 오사카, 후쿠오카 도심에는 '레이와 환영'이라는 플래카드가 나붙고, 백화점과 편의점에는 레이와 특수를 노린 상품이 넘친다. 나루히토 즉위를 환영하는 축제 분위기 이면에는 이를 계기로 과거와 절연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1960년생인 나루히토는 전후에 출생한 첫 일왕이다. 아베 총리 역시 1954년생으로 전쟁과는 관련이 없다. 60년생·54년생 일왕·총리와 함께하는 레이와 세대는 주변 국가에 대한 부채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본, 강한 일본을 지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적으로 헤이세이(平成·현재 일본 연호) 30년은 경제 불황과 자연재해로 얼룩진 시대였다. 고도 경제성장을 이루던 시대인 1960~80년대에 비해선 우울하고 침체됐었다. 일본은 레이와 시대를 맞으며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미래로 가자'고 주문하고 있다. 마이니치와 아사히 등 주요 신문들도 연일 '정치 개혁'과 '경제 성장의 싹을 찾자'는 주제로 사설과 기획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아베 내각은 이런 분위기를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계속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새 일왕 즉위와 올림픽 개최로 상승세인 국운(國運)을 이용해 '일본 리셋(reset·재설정)'을 이룸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비상(飛上)한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이 과정에서 평화 헌법을 개정, 보통 국가화하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고 있어서 주변 국가와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