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맞는 볼 하나가 두산과 롯데 사령탑의 그라운드 내 싸움을 촉발시켰다.
싸움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졌다. 두산이 롯데에 9―2로 크게 앞서있던 8회말 2사1,2루 상황. 롯데 불펜 구승민이 던진 시속 148㎞ 패스트볼이 두산 타자 정수빈의 옆구리를 강타했다. 정수빈은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갈비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김태형(52) 두산 감독은 정수빈의 상태를 확인하러 홈플레이트 앞으로 나왔다. 그가 구승민과 공필성 코치에게 불만을 쏟아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상황을 지켜보던 양상문(58) 롯데 감독은 김태형 감독이 심판을 통하지 않고 롯데 선수단에 직접 불만을 표하자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맞섰다. 두 감독이 설전(舌戰)을 벌이자 양 팀 선수들도 달려나와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김 감독이 구승민에게 한 말을 두고 양 팀의 말이 엇갈린다. 롯데 측은 "김 감독이 우리 코치들에게 욕을 했고, 투수인 구승민에게도 '투수 같지도 않은 게 공 던지고 있다'고 했다"며 "구승민이 그 말을 듣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 정수빈 부상은 안타깝지만, 선수에게 '네가 투수냐'라는 내용의 폭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발끈한다.
두산 측은 욕설처럼 들리는 표현이 나왔던 것은 맞지만, 이는 김 감독이 동갑내기이자 과거 두산에서도 함께 일하며 평소 친분이 깊은 공필성 코치에게 한 것이지 선수에게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김 감독은 구승민을 바라보며 언성을 높인다. 두산 관계자는 "7회 정병곤에 이어 8회 정수빈까지 롯데 투수 공에 맞았다"면서 "롯데의 빈볼에 고의성이 느껴졌다"고 주장했다.
KBO 공식야구규칙 6조4항 '경기 중 금지사항'은 "감독은 어떤 방법으로든지 상대팀의 선수, 심판원 또는 관중을 향해 폭언하면 안 된다"고 규정한다. KBO 측은 "정확히 어떤 말이 오갔는지 상황을 살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