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로봇산업진흥원 문전일 원장

국내 유일의 로봇산업진흥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지난 2010년 7월 대구 북구 노원동에 설립됐다. '인간, 로봇, 더 나은 미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로봇산업 진흥기관'이라는 비전하에 지능형 로봇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 사업과 정책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 1월 원장으로 온 문전일(58)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에게서 한국 로봇산업의 현 주소, 한국로봇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대구의 로봇산업 전반에 대해 들어보았다. 문전일 원장은 서울대 시스템제어공학과와 카이스트 대학원 기계공학 전공을 거쳐 미국 시라큐스대학교에서 기계항공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LG산전 중앙연구소에서 20여년간 재직했고, 중앙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이후 호서대 로봇공학과 교수로 있었다. 2011년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로 와 연구본부장을 거쳐 연구부총장과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 센터장을 지냈다. DGIST에 있을 때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설립을 주도하는 등 국내에서는 로봇산업과 관련해 현장과 대학을 두루 거친 최고의 전문가다.

―정부가 밝힌대로 대구는 로봇산업의 중심지가 될만한 충분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대구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첫째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다. 로봇 관련 전후반 산업들이 대구경북에 굉장히 많다. 부품기업들이 많은 것이 그 하나다. 또 대구경북을 아우르면 모바일 기업들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많다. 로봇이 부품과 소프트웨어 모든 것이 결합돼야 하는데 전후방산업들이 대구에 많이 발달돼 있어 로봇 완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산업여건이 잘 구비돼 있다는 말이다. 2008년 당시 대구의 로봇 관련 기업은 3개 뿐이었으나 11년이 지난 지금은 300개가 넘을 정도로 비약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로봇은 시스템을 꾸미고 서비스를 얹어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이런 기업들이 있는 것 역시 큰 장점이다. 인력수급 측면에서도 영남대학교와 계명대학교에 로봇 전공 학부 과정이 있고, DGIST와 경북대 등에서도 대학원 전공이 있다. 이런 대학을 통해 로봇산업을 받쳐주는 인력이 배출될 것이다."

대구, 나아가 한국 로봇산업의 발전을 이끌 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모습.

―4차산업혁명이 떠오르는 지금 특히나 로봇산업이 집중 조명받고 있다. 대구시에서도 다양한 먹거리 중 로봇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나선 상태이며, 많은 국가들이 앞다투어 로봇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왜 로봇산업이 이렇게 중요한가?

"로봇 자체로 중요한 산업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산업에 융합돼 부가가치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스마트공장이 소프트웨어를 위주로 하고 있지만 생산공정으로 가면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가 되어야 한다. 거기서 나오는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전송하면 그게 스마트공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스마트시티 육성에도 로봇은 필수적이다.

또 하나는 로봇 자체만을 봤을 때 우리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쪽으로 가고 있다. 배변케어로봇, 돌봄로봇이 있어 중증환자, 와상환자, 식물인간들을 포함해 의식불명이거나 하지마비로 누워 있는 분들의 배변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우리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이슈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자율주행차과 같은 시스템이 규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로봇산업과 관련해서도 우선 필요한 구제 개선사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제조현장에서 로봇을 쓰려고 하면 예전에는 울타리를 치고 로봇 작동을 멈추고 난뒤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현재는 협동로봇이 생겨나면서 같은 공간에 로봇과 작업자가 함께 일하는 로봇이 생겨나고 있다. 더 효율적인 작업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당초 이 같은 규제를 만든 것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국제공인인증기관에서 인증을 받아야 로봇을 쓰게 해 주겠다고 했는데 국내에서는 그런 기관이 없어 많은 비용과 시간이 걸렸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저희 로봇산업진흥원이 나섰고, 이제 어느 수준에서 규제를 완화시킬 수 있게 됐다. 현재 아파트 단지 내에 배달하는 로봇의 안전성 문제로 안한 로봇 배달의 문제, 병원에서 재활로봇 사용에 따른 의료수가 반영 등과 같은 규제완화에도 로봇산업진흥원이 뛰고 있는 등 노력 중이다."

―그러나 예산과 인력 등 여러 측면에서 앞으로 보완해야 할 일들이 많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로봇산업을 진흥시키려면 어떤 지원책들이 필요한가?

"첫째 제조업 쪽에 로봇을 많이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금형가공 등과 같은 뿌리산업, 섬유산업, 식·음료산업 등은 아직도 작업환경이 열악하고 단순노동작업이 많다. 여기에 로봇을 활용하면 그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여러 중소기업 대표들이 로봇을 사용하겠다고 해서 올해 90억원의 예산을 받아 20개 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로봇사용에 부정적이던 중소기업 대표가 지금은 너무 좋아해서 우리 홍보맨이 됐다. 다음으로 서비스 로봇과 같은 삶의 질을 높이는 로봇을 적극 사용해 사회적 이슈을 해소하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물류센터 구축에 필요한 물류로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많은 일을 하고 있고, 성과도 상당하다. 진흥원이 이뤄온 대표적인 업적을 소개해 달라.

"진흥원은 부품기업, 로봇 생산기업, 로봇을 가져다가 시스템을 꾸며서 서비스업을 하는 기업들 등 다양한 로봇기업들을 서로 연결시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을 돕고 있다. '이런 로봇을 써 봤더니 괜찮더라' 하는 실적을 만들어 하나의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또 해외시장을 만들고 넓혀주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해 주기 위해 중국에 한국로봇센터(KRC)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지사역할과 사무실, 나아가 전시공간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또 외국과의 상호인증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해서 로봇 공급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시장 및 생태계 생성 등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