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탕집 1.333초 성추행' 사건이 항소심에서도 피고인 남성의 유죄로 결론 났다. 이 사건은 남성의 아내가 1심 선고 후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 달라"며 제기한 청와대 국민 청원에 33만명이 참여하고 '미투 우대, 남성 차별' 논란을 일으키면서 주목받았다.

부산지법 형사3부(재판장 남재현)는 26일 강제 추행 혐의로 기소된 A(39)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실형인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1심 때 선고된 '40시간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에 더해 160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추가했다.

A씨는 2017년 11월 26일 대전의 한 곰탕집에서 여성 B씨의 엉덩이를 움켜잡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검찰 구형인 벌금 300만원보다 무거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영상 분석 전문가가 법정에서 "A씨가 곰탕집 출입문에 서 있다가 뒤돌아서 피해 여성과 지나치는 시간은 1.333초 정도"라고 진술하면서 '1.333초 성추행' 사건으로 알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강제 추행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유죄로 판단한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피해자 B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라는 점을 들었다. B씨는 수사 기관과 법정에서 "식당에서 화장실을 다녀온 뒤 몸을 돌려 미닫이문을 열려고 하는데 A씨가 손으로 오른쪽 엉덩이 부위를 밑에서 위쪽으로 움켜잡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재판부는 "B씨의 진술은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렵고 자연스럽다"고 했다.

방범 카메라 영상이 피해자의 진술과 일치한다는 점도 유죄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A씨가 돌아서는 장면, A씨 오른팔이 피해자 쪽으로 향하는 장면, 피해자 쪽으로 몸을 기울이는 장면 등이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진술에 대해선 "일관되지 못해 믿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사 초기에 "어깨만 부딪혔다"고 했다가 이후에 "방범 카메라 영상을 보니 신체 접촉을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술을 바꿨다는 것이다. 또 추행이 없었다고 증언한 A씨 측 증인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했다. A씨와 친분 관계가 있고, 사건의 모든 과정을 목격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방범 카메라 영상엔 A씨가 손을 뻗어 B씨 엉덩이를 만지는 장면이 명확히 나오지 않고, 영상 전문가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A씨와 B씨 간 거리가 팔을 뻗어도 닿지 않을 정도였다고 증언했는데도 재판부가 피해자의 주장만 받아들인 것 같다"며 "A씨와 상의해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