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그룹 '빅뱅' 출신 이승현(29·예명 승리)씨 일행의 성(性) 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2015년 서울의 한 특급 호텔에서 성 접대를 받은 일본인 사업가 일행에 대해 수사하겠다고 25일 밝혔다. 성매매 특별법 위반 혐의다. 서울경찰청은 승리 일행이 2015년 12월 24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사업가 A씨 등 일본인 7~9명에게 성매매 여성을 제공한 혐의를 잡고 수사해 왔다. 조사 과정에서 승리의 동업자인 투자 회사 대표 유모(34)씨로부터 "성매매가 있었고, (비용은) 내가 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이날 "당시 성매매에 연루된 여성 17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직접 성매매하거나 알선한 여성들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 대부분이 혐의를 시인했다"고 밝혔다.

당시 한국을 찾은 일본인 중 한 명은 승리, 유씨와 함께 사업을 하기도 했다. 일본인들은 현재 일본 등 해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적절한 조사 방법과 시기를 찾겠다"고 했다.

경찰은 승리가 성매매 알선에 관여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승리는 일본인들이 한국 체류 중 묵으며 성매매를 한 서울 5성급 H호텔 숙박비 3000여만원을 당시 자신이 소속된 YG엔터테인먼트(YG)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그러자 YG가 당시 성 접대 상황을 알았거나, 법인카드를 회사 업무와 무관한 데 쓰는 방식으로 비용을 부풀려 탈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YG는 이날 오전 "업무와 관련 없이 발생한 개인 비용을 승리가 부담했다"는 입장을 기자들에게 내놨다.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은 맞지만 업무와 무관해 승리가 추후 정산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영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소속사가 연예인에게 법인카드를 주고 용도 제한 없이 쓰라고 한 다음, 나중에 업무와 관련 없는 지출을 판단해 돈을 돌려받는 방식은 일반적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승리 측 변호인은 본지 통화에서 "호텔비를 YG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은 맞지만 해당 카드는 회사가 소속 연예인에게 수익을 최종 배분하기 전에 미리 주는 선급(先給) 카드"라며 "(호텔비를)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았고, 세무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했다.

경찰은 2017년 12월 승리가 필리핀에서 연 생일 파티에 유흥업소 여성들을 초대해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승리가 여성들이 소속된 유흥업소 마담에게 1500만원을 지급한 정황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승리와 해당 여성들은 "성관계가 있었지만 자발적인 것이었고, 돈은 여행 경비"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