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정부가 부활절인 지난 21일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 두 시간 전에 인도 정보기관으로부터 구체적인 테러 정보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스리랑카에 테러 전날과 이달 초에도 관련 첩보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리랑카 정부는 테러 경고를 세 번이나 무시하며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 정보 당국은 교회에서 폭탄 테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 등 비교적 상세한 정보까지 스리랑카 정보기관에 전달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4일과 테러 전날인 20일에도 테러 첩보를 스리랑카에 알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리랑카 경찰이 이 정보들을 제대로 공유하지 않고 대응에 실패한 것은 정치적 분열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보기관을 관장하는 대통령과 정부 부처를 관장하는 총리 사이의 갈등으로 총리조차 테러 첩보를 공유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스리랑카는 대통령이 국방과 외교를 책임지고 총리는 내정을 통할하는 이원집정부제 국가로, 현 대통령은 지난해 현 총리의 해임을 시도한 적이 있다.
사전 첩보를 무시했다가 대형 테러를 막지 못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1년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가 비행기로 뉴욕 쌍둥이 빌딩 등을 공격해 3000명 가까이 숨지게 한 9·11 테러가 대표적이다. 미국 9·11 조사위원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9·11한 달 전 미 연방수사국(FBI)은 비행기 테러 가능성 등이 담긴 '빈라덴의 미국 내부 공격 계획'을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IS(이슬람국가)가 자행한 자살 폭탄 테러 때도 외국에서 먼저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이라크 정보 당국이 테러 하루 전 프랑스에 첩보를 전달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도 터키 정보 당국 또한 사전에 프랑스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2017년 22명이 숨진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자폭 테러도 영국 정보기관인 MI5가 미리 파악했으나 막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