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재직하면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는 유해용 변호사가 지난해 9월 20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재직 시절 기밀 자료를 무단 반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해용(53·사법연수원 19기) 변호사 재판에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박남천)는 2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공무상 기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유 변호사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임 전 차장을 포함해 총 4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먼저 재판에 넘겨진 임 전 차장이 다른 재판의 증인으로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변호사의 대법원 재직 당시 재판연구관과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등도 증인 명단에 포함됐다.

재판부는 다음달 27일로 첫 공판기일을 지정했다. 이날은 서증조사가 진행되며, 임 전 차장은 이후 열리는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날 대법원 민사심층연구조에서 연구관을 지낸 이수진 대전지법 부장판사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유 변호사 측이 동의하지 않아 채택이 보류됐다.

유 변호사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면서 청와대 요청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의 ‘비선 진료의’로 알려진 김영재·박채윤 부부의 특허 소송에 개입하고, 퇴직하는 과정에서 대법원 기밀 자료를 무단 반출한 혐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