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오른쪽) 국회의장이 24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선거법 개정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해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나경원(왼쪽에서 둘째) 원내대표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24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인 오신환 의원을 사보임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국회법상 임시회 회기 중에는 사보임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비상의원총회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 이같이 주장하며 오 의원 사보임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국회법 48조는 ‘특별위원회의 위원을 개선(사보임)할 때 임시회의 경우에는 회기 중에 개선될 수 없고, 정기회의 경우에는 선임 또는 개선 후 30일 이내에는 개선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4월 임시회가 만료되는 날은 5월 7일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 조항을 근거로 문 의장에게 "사보임은 정상절차가 아니기에 이 부분을 불허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선거법 개정은 (여야)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간다고 해서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겠다, 표결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의장은 "의회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의장이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을 다 하겠다"면서도 "부득이한 경우에는 도리가 없다. 의장의 권한이 있다면 행사하겠다"고 했다. 문 의장은 한국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아무리 겁박해도 이 자리에서는 결정하지 않는다"며 의장실을 먼저 뜨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문 의장과 한국당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갔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의 퇴장을 막아섰고, 문 의장은 "이럴 거면 차라리 멱살을 잡아라"고 했다. 일부 몸싸움도 일어났다. 의장실 관계자는 "문 의장이 쇼크 증세가 와 국회 의무실 권유에 따라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이 떠난 후에도 의장실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진행했다. 이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