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4일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자 김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나를 민주당 2중대로 모욕했다. 가만히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오른쪽)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김관영(왼쪽)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을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헤어지고 있다. 가운데는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당 비상 의원총회에서 "김 원내대표가 (얼마 전) 원내대표들이 만난 자리에서 '나도 민주당에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이 끝까지 갈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도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답하더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한국당을 뺀 여야3당과 선거제 개편안, 공수처 설치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는 데 합의한 것은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협조한 것 아니냐는 주장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 지역구는 전북 군산으로 19대 총선 때는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다.

나 원내대표 발언이 알려지자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간에 얘기하는 과정에서 '나도 민주당에 나중에 갈수도 있고 한국당에 갈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맞는다"며 "하지만 이는 거대 양당이 아닌 정당에게 최소한 의석수 보장하자는 취지의 선거제 개혁의 소신을 밝히는 차원이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에 '내가 민주당에 있었으면 이런 생각을 안했겠지만 소수당이 돼 보니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나중에 내가 민주당이나 한국당에 갈 수도 있다. 사람 일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러니 그 득표율만큼 정치 세력 만큼 인정해줘야 한다'고 이야기한 것"이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나 원내대표가) 사람을 완전히 바보로 만들었다"며 "이는 사실 왜곡이면서, 원내대표로서도 완전히 도를 지나친 발언"이라고 했다. 또 "원내대표간의 대화를 공개하는 것도 그렇고, 이런 식으로 상대방을 죽이는 정치 하는 것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며 "이런 말을 한 것은 (내 발언을) 철저히 왜곡해서 (바른미래당을) 이간질 시키려는 행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