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당신은 나의 어머니. 온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합니다."

23일 민트색 원피스를 입고 나온 조수미는 "너무나도 외로운 그 길을 꿋꿋이 견디게 해준 어머니. 그분이 가르쳐주신 노래를 마음에 담아 들려 드리고 싶다"고 했다.

소프라노 조수미(57)가 '엄마 품처럼 따뜻하고 편안한' 무대를 선보인다. 다음 달 8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Mother Dear(사랑하는 어머니)'. 새 음반 '마더'(유니버설뮤직)에 담긴 폴란드 민요 '마더 디어'를 비롯해 드보르자크 연가곡 '집시의 노래' 중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노래'와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 나온 '바람피리' 등을 부른다.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최영선)의 반주로 이탈리아 테너 페데리코 파치오티와 오페라 아리아 '어머니를 사랑해'를 부른다. 해금 연주자 강은일,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 등 게스트도 함께한다. 23일 서울 삼성동에서 만난 조수미는 "이 세상 모든 어머니께 드리는 음반이자 공연"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2006년 4월 당시 국제 무대 데뷔 20주년을 맞은 조수미는 프랑스 파리의 샤틀레극장에서 앙코르로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를 불렀다. 그날 아침 8000㎞ 떨어진 고국에선 아버지의 장례가 치러지고 있었다. 잠시 숨을 고른 조수미는 "많은 분이 알고 있듯 그때 난 노래를 했다. 공연 전부터 DVD 계약이 돼 있었기 때문에 어쩌다 보니 그 콘서트는 내 아버지를 위한 무대가 됐고, '포 마이 파더'란 영상물로 남았다"고 운을 뗐다. "근데 세월이 흘러 이젠 치매로 고생하시는 어머니가 '나도 네 아빠처럼 음악으로 기억할 수 있는 뭔가를 준비해주면 좋겠는데'라고 스치듯 말씀하시는 거예요.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고 뒷바라지한 딸의 목소리가 뇌리에서 사라지고 깡그리 잊히는 게 한 인생이 사는 것의 막바지라니…. 어머니를 위해 아니, 본인의 꿈 대신 자식을 위해 희생하고 산 분들을 위해 음반 '마더'를 만든 거예요."

수의사가 되고 싶었던 그는 성악의 길로 자신을 밀어 넣은 어머니를 한때 이해하지 못했다. 하루 여덟 시간 피아노를 치지 않으면 문도 안 열어줬던 어머니는 '너는 나같이 결혼하지 말고 대단한 성악가가 돼서 세계를 돌며 살아야 한다'고 닦달했다. "많이 원망했어요. 왜 본인이 못 이룬 꿈을 딸에게 지울까. 근데 어느 날 혼자서 노래하며 설거지하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는데, 엄마란 생각이 안 들고 슬프고 초라한 삶을 사는 한 여자로 보이면서 어떻게 하면 내가 저 여인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성악가를 꿈꾸게 된 특별한 저녁이었지요."

1983년 오페라 본고장인 이탈리아로 유학 가 셋방에서 쫄쫄 굶을 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할 때에도 "가장 그립고 보고 싶은 분은 어머니"였다. "만약에 어느 날 나를 떠나신다면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분이 될 거예요."


Mother Dear=5월 8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