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즉위한다. 서울 일본대사관, 부산 일본총영사관, 제주 일본총영사관 등 주한 일본 외교공관은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휴관(休館)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최근 부산 일본총영사관만 5월 1일 공관을 운영하겠다고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일본 재외공관 휴관 계획은 올 초부터 나왔다. 전 세계 270여 재외공관 중 240여 곳이 휴관하기로 했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역시 휴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부산 일본총영사관은 지난 18일 오는 5월 1일에 업무를 한다고 공지했다. 일본 재외공관 가운데 휴관에서 정상 업무로 계획을 변경한 곳은 부산 총영사관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설치와 민노총 등 시민단체들의 5·1 노동절 집회에 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노총 등이 중심이 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건립특위)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제작해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하려 해왔다. 이달 중 부산시의회 등이 뽑은 시민 100인이 설치 장소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 국내 일본 전문가는 "민노총 등이 부산 일본총영사관 근처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설치하고 5월 1일 대규모 집회를 할 가능성에 대해 일본 측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법에 따르면 외국 대사관 100m 이내에서는 원칙적으로 집회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휴일, 대규모 집회로 번질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는 허용하고 있다. 5월 1일 부산 일본총영사관이 문을 열면 당일 예정된 노조나 시민단체의 집회·행진이 제한될 수 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공관의 휴일은 현지 상황이나 공관 사정에 따라서 공관장이 결정할 수 있고, 본부에는 협의·보고하면 되는 사안"이라고 했다. 부산 일본총영사관 관계자는 "업무상의 사정 때문에 다음 달 1일 개관하는 것"이라며 "노동절 행사 등과는 관련 없는 내부 업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