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소방차 출동과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되는 불법주차 차량을 파손해도 될지를 놓고 시민 투표를 진행한다.
서울시는 23일부터 내달 22일까지 온라인 시민참여 플랫폼인 '민주주의 서울'에서 긴급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되는 불법주정차 차량 파손에 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민주주의 서울은 서울시가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으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책의 찬반을 묻거나 시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시는 지난 4일 소방 활동에 방해가 되는 불법주정차 차량에 대해서는 강제처분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화재발생시 소방차가 화재 현장에 5분 안에 도착해야 하는데 불법주정차 차량 때문에 소방차의 현장 도착과 화재 진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17년에만 불법주정차로 소방차 진입이 늦어져 피해가 확대된 사례가 147건에 달한다. 2015년 의정부 아파트 화재 당시 출동한 소방차가 아파트 진입로 양옆에 늘어선 20여대의 불법 주차 차량으로 인해 10분 이상 현장진입이 지연돼 사망 5명, 부상 125명의 큰 피해가 발생한 적도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화재 진압을 방해하는 주정차 차량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판단해 강제집행하는 사례가 많다. 영국에서는 2004년부터 소방관이 화재 진압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차주 동의없이 차량을 옮기거나 파손할 수 있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한국에도 소방기본법에 관련 조항이 있지만 아직까지 소방 활동을 위해 차량을 파손한 사례는 없다.
다만 서울시는 강제처분을 강화하는 것이 시민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의견도 있는 만큼 시민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김규리 서울시 민주주의서울 추진반장은"시민의 안전보장은 물론 개인의 재산권 보호가 동시에 지켜져야 하기 때문에 이번 공론을 통해 시민의견수렴을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투표에는 서울시민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5000명 이상이 참여하면 서울시장이 직접 답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