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보석 허가를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가 17일 오후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법원의 보석 허가로 77일 만인 17일 석방된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반드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꼭 증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 와인색 줄무늬 넥타이 차림의 김 지사는 이날 오후 4시 50분쯤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왔다. 김 지사는 "어려운 경남을 위해 도정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항소심 재판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보석을 허가해 준 재판부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어떤 이유에서든 경남도정에 공백을 초래한 것에 대해서는 경남도민에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1심에서 뒤집힌 진실을 항소심에서 반드시 바로잡을 수 있도록 남아있는 법적절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는 4시 53분쯤 흰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몰려든 지지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 경찰이 얽혀 혼잡을 빚었다. 김 지사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차에 올랐고, 그 사이에 지지자 한 명이 반대 문을 열어 차에 타고 김 지사와 악수를 한 뒤 손을 들고 환호하며 내리기도 했다.

김경수 경남지사 팬클럽 회원들이 17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피켓을 들고 김 지사를 맞이하고 있다.

김 지사에 대한 보석이 허가된 사실이 알려진 이날 오후 1시쯤부터 서울구치소 주변으로 보수단체 회원들과 김 지사의 지지자들이 차례로 몰려들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7개 중대 50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으나, 양측의 충돌은 없었다.

김 지사 지지자들은 김 지사가 구치소에서 걸어나오자 입구 우측 벽에 붙어 환호하며 손을 흔들었다. 지지자들은 철조망 사이로 피켓을 흔들며 "김경수 화이팅" "환영합니다"라고 외쳤다. 인터뷰 도중에는 한 젊은 여성 지지자가 다가와 김 지사의 손에 분홍색 꽃을 쥐어주었고, 김 지사는 꽃을 든 채로 인터뷰를 했다.

팬클럽 ‘김경수와 미소천사' 회원 30여명은 "완전히 새로운 경남" "김경수 응원해요"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김 지사를 맞았다. 작은 수첩에 수기로 ‘김경수'라고 적은 노트를 들고 흔드는 젊은 여성 지지자도 보였다. 김 지사 측 관계자들도 환한 얼굴로 서로 악수하며 다독이는 모습이었다.

김 지사의 고등학교 후배라는 지지자 정현복(45)씨는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간절히 바라 김 지사를 탄생시켰는데, 도정 공백이 되니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다"며 "오늘 보석 결정이 굉장히 감회가 새롭고 우리 도민들에게도 큰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애국당 회원들이 17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피켓을 들고 항의 집회를 벌이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김 지사의 석방에 항의했다. 마이크를 들고 "판결 수천여 건을 조작한 김경수를 풀어주다니 나라가 미쳤다"라며 "우리도 이제 독밖에 안 남았다. 악으로 깡으로 (시위) 할 것"이라고 소리쳤다.
흰 머리띠에 '헌법수호' '공권력을 정당하게!'라고 적힌 머리띠를 한 채 집회를 벌이던 보수 유튜버 장민성(49)씨는 "사법부가 사망했다"며 "완전히 일당 독재 아니냐. 통탄스럽다"고 말했다. 또 "드루킹 사건이 오래 전부터 기획했다는 게 법원에서 드러났고, 판사도 '죄질이 고약하고 나쁘다'고 했는데 풀려났다"며 "개탄스러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대한애국당 당원 안모씨(56)는 "나라가 미쳤다"며 "김경수 보석도 정권이랑 법원이랑 짜고 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또 "우리 딸이 고3인데 나한테 ‘엄마 태극기 절대 놓지 말라'고 한다"라며 "더 열심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