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씨가 17일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두했다.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결백을 호소한지 일주일만이다. 전날 경찰은 박씨의 경기 하남시 자택과 차량, 신체 등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박씨는 과거 연인 사이였던 황하나(31·구속)씨가 "마약 투약을 권유한 인물"로 지목했다.

박씨는 이날 오전 9시57분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수사대로 나왔다. 박씨의 출두 현장에는 전날 밤부터 각종 매체에서 촬영 위치를 선점하는 등 치열한 취재 경쟁도 펼쳐졌다. 흰 셔츠에 검정 양복 정장 차림을 하고 나온 박씨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있는 그대로 성실히 조사 잘 받고 나오겠다"고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 씨가 17일 오전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위해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청으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경찰은 우선 박씨의 입장을 들어보고 황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가 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경찰은 전날 압수수색에서 박씨의 모발과 소변을 제출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분석과 결과 통보에는 보통 3주가 걸린다. 경찰의 간이 시약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박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씨와 올해 초 필로폰을 구매해 황씨의 서울 자택 등에서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통신 수사와 방범 카메라 등을 통해 관련 증거를 확보해왔다. 전날 압수수색에서는 박씨의 스마트폰도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지난 4일 필로폰 투약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된 황씨는 조사 과정에서 박씨의 권유로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했다. 경찰은 박씨를 지칭하지 않고 ‘연예인 지인 A씨’라고 밝혔으나, 세간에서는 과거 두 사람의 관계를 근거로 추론해 박씨를 지목했다. 연인 사이였던 박씨와 황씨는 지난 2017년 4월에 결혼 발표까지 했으나 결별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박씨는 지난 10일 스스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마약을 하거나 권유한 사실이 없으나,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서에 가서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연예인 A씨가 누구인지 밝힌 적도 없고, 누구인지 확인해줄 수 없다. 다만 박씨가 자진출석한다면 일정을 조율해 입장을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경찰은 황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증거를 다수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법원이 전날 경찰이 대상을 폭넓게 지정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들인 것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