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새벽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숨진 피해자는 모두 불이 아닌 흉기에 살해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9분쯤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서 안모(42)씨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질렀다. 안씨는 이후 아파트 계단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화재를 피해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A(12)양 등 5명이 숨졌고, 13명이 다쳤다. 숨진 5명은 모두 흉기에 찔려 사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부상자 13명 중 5명이 중상이다. 중상자 역시 모두 안씨가 휘두른 흉기에 의해 다쳤다.

안씨 집에 난 불은 소방당국에 의해 20여분 만에 모두 꺼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불이 번지지 않아 큰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다"며 "더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피해자들의 상처 등으로 볼 때 화재가 아닌 흉기에 의한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안씨를 현장에서 체포해 조사 중이다.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안씨는 "임금 체불 때문에 범행했다"고 말하다가 또 진술을 바꾸는 등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계속 말이 바뀌면서 진술 내용을 모두 신뢰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마약 투약 간이검사를 비롯해 정신병력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7일 오전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친 것과 관련, 경찰이 사건 현장인 해당 아파트를 조사하고 있다.
17일 오전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살인사건이 발생해 주민 10명이 흉기에 찔려 살해되거나 부상했다. 사진은 불이 난 아파트 실내 모습.
17일 오전 진주 가좌동의 아파트 복도에 방화 흔적이 남아 있다.
그래픽=정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