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주관방송사인 KBS가 최근 2년간 재난방송을 50분 이상 지연한 사례가 35건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00분 이상 지연한 사례도 4건이나 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상직 자유한국당의원은 15일 "KBS가 늑장 재난방송’을 한 사례는 2017년 182건, 지난해 362건"이라고 말했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는 방통위 요청이 있을 경우 특별 사유가 없는 한 재난방송을 시행해야 한다.
윤 의원에 따르면, 해당 기간 KBS가 방송통신위원회의 통보 시각보다 늦게 송출한 경우는 1~50분 지연이 509건으로 대부분(96%)을 차지했다. 50~100분(17건), 100~150분(9건), 150~200분(5건), 200분 이상(4건) 등이 뒤를 이었다.
윤 의원은 KBS가 지난해 2월 경북 포항 지진정보를 방통위 통보시각보다 48분 늦게 알렸다고 지적했다. 같은해 7월 전국 홍수주의보 발령에는 1시간 9분 지나서 대응했고, 8월 남해·부산 앞바다 태풍주의보 발표는 44분 늦게 나갔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방통위가 지난해 배포한 ‘재난방송 등 종합 매뉴얼 표준안’도 재난을 국민에게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할 것을 주문했다"며 "최근 강원 산불 사고에서만 보더라도 KBS의 늑장 대처는 매년 습관처럼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KBS는 "지난해 자동 자막 시스템이 갖춰졌지만 이전에는 통보받은 후 입력과 주조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해 1분 이상 소요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50분 지연 사례에 대해서는 "자막 방송 후 보고를 위해 입력하는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이 입력을 지연한 것이거나 심야 등 취약한 시간대였다"고 했다.
한편, KBS는 재난방송 주관사이지만, 지난 4일 발생한 강원지역 대형 산불에도 정규 방송 ‘도시의 탄생’과 ‘오늘밤 김제동’을 내보내고 특보 체제 전환을 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재난방송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KBS는 장애인과 노약자 등 취약계층과 외국인들이 도움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 전반을 재정비하고, 방통위도 재난방송 매뉴얼과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